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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체불, 총액보다 ‘비율’ 본다…노동부 통계 11종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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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김남형 기자

승인 : 2026. 03. 03. 16:52

임금총액 대비 체불 비율·1만명당 피해자 수 신설
업종·규모·지역별 현황 매달 공개…'숨은 체불'은 반기별 집계
"현황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체불 예방의 첫 단추"
9.2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임금체불 근절 대책 발표 (4) (2)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2025년 9월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임금체불 근절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정부가 임금체불 통계를 단순 '총액' 중심에서 노동시장 규모를 반영한 '비율' 중심으로 전면 개편한다. 체불 규모의 절대 수치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웠던 체불의 상대적 심각성과 실질적인 노동시장 내 피해 정도를 정교하게 드러내겠다는 취지다.

고용노동부는 올해 1월 통계부터 임금체불 공표 지표를 기존 3종에서 11종으로 확대해 매월 노동포털에 공개한다고 3일 밝혔다. 지표는 이달 초 노동포털에 게시될 예정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임금체불률'과 '체불노동자 만인율'의 신설이다. 임금체불률은 임금총액 대비 체불임금 비율을, 체불노동자 만인율은 임금노동자 1만 명당 체불 피해자 수를 뜻한다. 이는 경제 성장에 따른 노동시장 규모 확대를 감안하지 않은 채 총액 증감에만 일희일비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산업별·지역별 체불의 '농도'를 측정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태연 노동부 근로감독기획과장은 "11종 지표 중 새로 도입한 상대지표들이 중요하다"며 "체불 총액의 단순 증감보다 노동시장 대비 어느 정도 수준인지 입체적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이번 개편의 핵심 전략 중 하나는 상세한 정보 공개를 통한 '시장 압박'이다. 업종·사업장 규모·국적·지역별 체불 현황이 매달 낱낱이 공개됨에 따라, 일각에서는 특정 업종에 대한 '취업 기피'나 '낙인 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노동부는 이러한 낙인 효과가 오히려 체불 예방의 강력한 기제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과장은 "기업명이 특정되지는 않지만 체불이 심한 업종이나 사업장군에 대해 구직자들이 기피하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정부의 당연한 역할"이라며 통계 공개가 체불 사업주들에게 실질적인 심리적·경제적 경고 메시지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

통계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산정 방식의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그동안은 조사가 완료되지 않은 사건의 금액이 당해 연도와 이듬해에 중복 반영되는 문제가 있었으나, 앞으로는 조사가 완료돼 확정된 금액만 집계한다. 특히 신고 사건 외에 사업장 감독과 전수조사 등을 통해 적발된 '숨은 체불'도 반기별로 별도 공개하기로 했다. 정부가 단기적인 통계 수치 악화 비판을 감수하더라도, 가려진 피해 실태를 정확히 공론화해 해결하겠다는 정면 돌파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단순 통계 공표를 넘어 과학적인 예방 시스템 구축에도 나선다. 국세청의 매출액 및 폐업 여부 등 기업 소득 정보와 고용보험 데이터를 연계해 체불 발생 원인을 정밀하게 분석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특정 경기 지표나 매출 변동 시점과 체불 사이의 상관관계를 파악하고, 연구용역을 거쳐 연 1회 심층 분석 결과를 내놓기로 했다.

노동부는 임기 내 체불 규모를 절반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김 과장은 "통계 공개가 곧바로 체불 감소로 이어지진 않을 수 있다"면서도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체불 예방의 첫 단추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체불은 절대 있어선 안 된다는 인식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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