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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농지 투기’ 지적에… ‘가짜 농부’ 싹 걷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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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정영록 기자

승인 : 2026. 03. 04. 17:31

농식품부, 이달중 구체적 방안 발표
직업·영농경력·영농거리 여부 확인
대규모 행정력·예산 투입 우려도
체험영농 등 실경작 인정 범위도 문제
이재명 대통령이 국내 농지가 투기 대상이 됐다며 전수조사를 주문한 가운데 농림축산식품부가 부실영농 여부에 대한 대대적인 실태점검에 나설 전망이다.

4일 농식품부에 따르면 농지 소유자에 대한 실경작 여부 등을 조사하기 위한 계획이 내부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대상·방법·범위 등을 담은 구체적인 점검방안은 이르면 이달 중 발표될 예정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모든 농지에 대해 전수조사를 진행할 것인지 (방법론을) 내부적으로 정리하고 있는 단계"라며 "실경작 여부뿐만 아니라 다양한 농지 관련 정보를 실무적으로 어디까지 확인해야 할지 시나리오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이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국무회의에서 높은 농지가격이 귀농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하자 점검 계획 마련에 착수했다. 대통령은 부동산 폭등으로 농지가격도 덩달아 올랐다며 시세차익을 기대하고 불법 소유하는 행태를 근절하라고 지시했다.

현행법상 농지는 농업인만 소유할 수 있다. 농지법을 보면 농업인은 1000㎡(0.1㏊) 이상 농지를 소유하고, 1년 중 90일 이상 영농에 종사하는 자로 명시돼 있다. 농업경영을 통한 농산물 판매액도 연간 120만원 이상 달성해야 하는 등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농지를 매입하는 경우 농업경영계획서를 관할 지방정부에 제출하고,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지방정부는 매입자가 영농에 충실히 임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직업·영농경력·영농거리 등을 확인한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농지는 지방정부 공무원·지역주민·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농지위원회' 심사도 받아야 한다.

대통령 지시에 따라 올해 농지 조사는 역대 최대 규모 인력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농식품부는 2022년부터 매년 1회 이상 '농지이용실태조사'를 의무화하고, 거래·소유·이용 등 현황에 관한 사항을 점검해 왔다. 위반행위가 확인될 경우 처분명령과 이행 강제금 부과 등 행정조치가 내려진다. 이행강제금의 경우 농지 감정평가액과 공시지가 중 높은 금액의 25%로 부과한다. 조사기간·방법·대상 등에 관한 기본계획은 농식품부가 수립하고, 지방정부와 한국농어촌공사 등 유관기관이 현장 확인에 나선다.

대규모 조사가 예고되면서 적발 실적도 최대치를 경신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5년간 농지이용실태조사 결과(2019~2023)를 보면 처분명령이 내려진 농지는 약 917㏊로 나타났다. 이는 여의도 면적(290㏊)의 3배 이상 규모다. 연도별 처분명령 사례는 2023년 151㏊, 2022년 198㏊, 2021년 201㏊, 2020년 205㏊, 2019년 162㏊ 등으로 집계됐다.

다만 농지에 대한 전수조사가 진행될 경우 막대한 행정력 및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기준 국내 농지는 149만9911㏊로 축구장 약 210만개를 합친 것과 맞먹는 수준이다. 조사 업무를 맡는 지방정부 공무원들이 모든 현장을 직접 점검하기에는 물리적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또 농지마다 취급 작물이 다른 만큼 재배시기별로 점검이 연중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실경작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할지도 문제다. 특히 주말·체험영농 목적으로 농지를 취득 또는 임차한 비농업인을 대상으로 영농 기준을 어떻게 적용할지가 관건이다. 현행법상 주말·체험영농 희망자는 1000㎡ 이하 농지를 매입할 수 있다. 임대 면적의 경우 별도 제한 규모가 없다. 경작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을 경우 임대차 계약 종료 등 조치가 가능하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주말·체험영농으로 농지를 취득하는 경우에도 영농의무는 똑같이 부과된다"며 "자재구매이력 등 증빙자료를 제출받고, 영농상황을 직접 점검하는 형태로 관리 중"이라고 말했다.

농업계에서는 이번 농지 조사에 대한 현장 혼선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농업인 목소리가 반영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서용석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이번 점검을 통해 농지가격이 떨어지면 신규 농업인은 환영하겠지만 기존 소유자는 개인자산에 대한 개입으로 불만이 있을 수 있다"며 "농지 조사가 농업인 실익을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현장 목소리를 수렴하는 절차가 함께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정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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