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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괸당문화가 제주교육감 선거에 부정적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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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두완 기자

승인 : 2026. 03. 06.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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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월 3일 제주도교육감 선거 유권자는 총 56만 4524명이다. 제주도 교육계는 투표시 인지도나 정치적 입장보다는 후보의 정책과 실현 가능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한다./챗GPT AI로 생성된 이미지
제주도 교육계는 제주 교육을 이끌 교육감 선거가 다가오면 지역 정서로 폭넓게 자리 잡은 특유의 '괸당문화'를 걱정하곤 한다. 이번 6·3 선거도 다르지 않다.

제주지역 사회가 지연·학연·혈연으로 얽히고 설키다 보니 유권자들이 투표장에 갈 때면 '괸당문화'를 떠올리곤 한다. 내가 잘아는, 또는 나와 인연이 있는 인지도 높은 후보나 정치적인 입장(예를 들면 진보나 보수 등)이 같은 후보에 주로 투표를 했기 때문이다. 후보의 정책과 교육현장에서의 실현 가능성을 꼼꼼히 따지는 유권자가 다수는 아니라는 생각이 깊이 배어 있다.

6·3 선거가 석달도 남지 않았다. 현 교육감은 재선을 노리고 있다. 교장 출신 어느 후보는 인지도를 높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한다. 이번 선거는 3파전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고 교육계는 전망하고 있다.

투표권이 없지만 제주지역 초·중·고교 학생 8만1700여명은 초롱초롱한 눈으로 선거를 지켜 보고 있다. 이들은 모두 제주도의 미래를 이끌 우리의 주요 자산이다.

이번 선거에서 거론되는 후보들이 강조하는 주요 공약을 살펴 보면 대체로 다음과 같다.

△ 기초학력 책임 강화 △ 인성·미래역량 교육 △ AI·디지털 교육 혁신 △ 교권 보호 △ 돌봄 확대 △ 고교체제 개편과 진로교육 △ 교육복지 강화 △ 제주형 교육자치 △ 행정 혁신 △ 국제·글로벌 교육 확대 등이다.

이들 공약이 교실과 운동장 등 교육현장에 잘 접목되어 뿌리를 내린다면 얼마나 좋을까. 후보들은 말로 만 외치지 말고 결과물을 내놓아야 한다.

한정된 예산과 인력 속에서 학생 한 명, 한 명의 기초학력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는지, 교사의 행정 부담을 얼마나 줄여 수업의 질을 높일 수 있는지, 그리고 첨단 디지털시대의 AI와 디지털 기술을 융복합하여 학습 효율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농어촌·도서 지역 교육격차를 얼마나 실질적으로 줄일 수 있는지 , 돌봄과 교권은 어떻게 균형을 맞출 것인지 등 모두가 하나같이 정교한 설계와 추진력이 동반되어야 하는 정책들이다.

지역에서 40여년 교육계에 몸 담아 온 한 전직 교장은 "제주에는 오랜 동안 괸당문화가 뿌리깊게 내려왔는데 단점보다는 상부상조의 장점이 훨씬 많다. 하지만 교육에서 만큼은 괸당을 이제 털어내야 한다. 이 문화에 기반한 투표를 자제해야만 제주교육이 글로벌 초일류 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보수와 진보의 이념 구도로 교육계를 바라보거나, 투표하는 성향도 바꾸자"고 제안했다. .

어린 아이와 청소년을 학교에 보내는 부모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애를 탄다. 공부를 잘해도, 못해도, 학교에서 혹시 폭력에 시달리지 않는지, 급우들과 사이좋게 잘 지내는지…. 특히 교육열이라고 하면 지구상의 어느 민족에도 뒤지지 않는다는 대한민국 사람들이라고 하면 더 욱 그렇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유권자 모두가 학부모의 마음과 심정으로 제주교육감을 뽑는데 신중에 신중을, 공약내용과 실천 가능성을 꼼꼼히 따져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내가 우리 가족이 학부모는 아니더라도 우리는 미래의 학부모 이자, 과거에는 학부모 였고, 아니면 조카나 손자, 이웃에는 학생이 있다. 유권자의 손에 8만명이 넘는 제주도 학생의 운명이, 10년·20년 뒤의 미래가 달려 있다.

유권자들의 매의 눈이 제주도의 미래를 만든다. 괸당도 정치 이념도 아니다.

부두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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