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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나야 움직이는 대구시,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 긴급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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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배철완 기자

승인 : 2026. 03. 05. 16:08

천공기 전도사고 발생 이틀 만에 부랴부랴 ‘전수점검’ 카드
민간 현장 점검한다지만, 무너진 ‘안전 신뢰’ 회복은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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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촌역네거리 천공기 사고현장, 지금은 교통이 소통되고 있다. 지난 4일 오전 9시7분 대구 수성구 만촌역 지하 통로 공사 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21m 높이 천공기가 왕복 8차선 도로 위로 쓰러졌다. 이 사고로 운행 중이던 택시 기사 B(61)씨와 승객 C(43)씨, 천공기 작업 기사 A(39)씨 등 3명이 다쳤다./배철완 기자
대구시가 만촌역 인근 천공기 전도사고라는 '인재(人災)'가 터진 후에야 뒤늦게 중장비 건설공사장 긴급 점검에 나섰다. 전형적인 사후약방문식 행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시는 오는 6일부터 20일까지 관내 중장비 사용 건설공사장 39개소를 대상으로 민·관 합동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한다. 지난 4일 발생한 천공기 전도사고로 시민들이 가슴을 쓸어내린 지 이틀 만이다.

문제는 이러한 '긴급' 점검이 매번 사고가 발생한 직후에야 단발성 이벤트처럼 반복된다는 점이다. 평상시 지도·감독이 제대로 이뤄졌다면 애초에 도심 한복판에서 거대 장비가 쓰러지는 아찔한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점검 대상에는 민간 발주 공사장 25개소가 포함됐다. 이는 역설적으로 그동안 민간 영역의 중장비 안전관리가 행정의 감시망에서 비껴나 있었음을 방증한다. 시장 권한대행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전도 방지 대책을 살피겠다고 강조했지만, 보름 남짓한 짧은 점검 기간 동안 39개소의 대형 공사장을 얼마나 밀도 있게 들여다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시는 이번에 지지대 설치와 지반 보강 상태, 점검일지 작성과 작업계획서 비치 여부, 신호수 배치와 작업반경 통제 상황을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중대한 결함 발견 시 '공사 중지'라는 강수를 두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공기 지연 등의 이유로 관행처럼 묵인되던 안전 불감증을 이번 점검으로 얼마나 뿌리 뽑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정기 시장 권한대행은 "시민 안전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으나,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사고 후의 요란한 점검이 아니라 사고 자체가 일어나지 않는 '상시적 안전 시스템' 구축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행정 대신, 건설 현장의 고질적인 안전 수칙 위반을 원천 차단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배철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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