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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 |
우리나라는 에너지 자급률이 매우 낮은 데다 경제의 원유 의존도도 높아 유가가 크게 오르면 타격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연평균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으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0.8%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씨티그룹도 브렌트유 가격이 82달러대를 유지할 경우 올해 한국 성장률이 0.45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봤다. 정부가 올해 성장률 전망을 2%로 전망하면서 전제로 한 두바이유는 배럴당 62달러였으니 지금과는 형편이 많이 다르다.
국제유가 상승은 국내 주유소 기름값에 비정상적일 정도로 빨리 반영돼 물가 급등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7일 밤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1890.87원, 서울은 1942.08원으로 나타났다. 통상 2~3주가 걸리는 반영 시기가 어이 없이 단축되자 이재명 대통령은 '반사회적인 악행'이라며 단호한 대응을 주문했다. 석유 최고가격 지정도 한다는 태세다. 비정상적인 가격담합은 당연히 단속해야 하지만 강하게 나선다고 해서 유가 상승을 계속 억누를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수출 기업들은 진작 비상이 걸렸다. 세계 1, 2위 해운사인 MSC와 머스크는 안전 문제로 중동행 화물 예약을 중단했으며, 3위 프랑스 CMA CGM도 중동행 화물에 2000~4000달러의 '긴급 분쟁 할증료'를 부과하면서 운임이 두 배 비싸졌다. 막힌 호르무즈해협을 우회하더라도 운임은 50∼80% 오르고 운송 기간도 3∼5일 늘어나게 된다.
우리 수출을 홀로 이끄는 반도체의 경우 수출 때 항공편을 이용하므로 사정이 나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있지만, 반도체 생산 시 에너지를 많이 쓰기 때문에 유가 상승의 영향을 피해 갈 수 없다. 반도체로 번 돈을 기름값에 다 써버린다는 한탄이 나오는 이유다. 수출업계는 기름값 상승도 문제지만 상품을 보내려 해도 배가 없어 걱정하는 실정이다. 또 어렵게 배를 구해 상품을 보내도 돈이 남지 않는 것도 문제다.
우리는 2014년 미국의 셰일 혁명 이후 한동안 기름값 걱정을 크게 하지 않고 살 수 있었다. 이는 원유의 영향을 많이 받지 않는 구조여서가 아니라 기름값이 안정됐기 때문이다. 이제 악몽의 100달러 시대를 맞이한 만큼 안일하게 대응해서는 안 된다. 당장 내수 경제에서 수요 감소로 인한 악영향은 없을지,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 입장에서 산업 경쟁력에는 문제는 없을지 근본부터 따져보고 실효성 있는 대응책을 서둘러 내놔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