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자본 70% 규모 "사실상 주식담보대출"
연 5.10% 요율…연 867억원 증권사에 지불
작년 영업이익의 72%, 재무부담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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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의 유상증자 규제가 강화되자 이 같은 파생거래를 우회로로 택한 것으로 풀이되나, 리스크가 큰 '양날의 검'으로 평가되고 있다. PRS는 회계상 고스란히 부채로 인식되는 데다, 증권사에 매년 갚아야 할 수수료 규모는 한화시스템이 1년간 벌어들인 영업이익의 70%에 달한다. 업계에선 한화시스템이 자금 조달에만 급급해 기업 가치 훼손 리스크가 있는 PRS를 선택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통상적인 차입이나 주식 담보 대출보다 고금리로 대출을 받으면서, 연 900억원의 수수료를 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일 한화시스템은 이사회를 열어 보유 중인 한화오션 보통주 1392만3011주를 PRS로 유동화해 1조7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기로 했다. 거래 금액은 한화시스템 자기자본(2조4164억원)의 70.4%에 달하는 초대형 규모다.
다음달 6일 양도 절차가 완료되면 한화시스템의 한화오션 지분율은 기존 11.6%에서 7.0%로 낮아지게 된다. 한화시스템은 확보한 자금을 그룹의 역점 사업인 마스가의 전략적 투자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PRS란 기업이 보유한 지분을 금융사에 넘기면서도 그 주식의 가치 변화에 따른 손익 책임은 기업이 지는 계약으로, 사실상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대출에 가깝다. 통상적으로 회사채 발행이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현금을 빠르게 확보하고자 택하는 방식이다.
이번 PRS 거래의 실질적인 자금줄은 국내 주요 증권사들로, 한화시스템은 사실상 이들에게 고액의 이자를 지급한다. 7개의 특수목적법인(SPC)의 실소유주는 NH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대신증권 등 4개 증권사로 이뤄져 있다. 증권사별 조달 규모를 살펴보면 NH투자증권이 5000억원(엔투글로리제일·제이차)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어 미래에셋증권(더사라제일차), 한국투자증권(키스온제십차·키스프라임제사차), 대신증권(필릭스오에스제일·제이차)이 각각 4000억원씩을 조달한다.
이들 증권사는 자금을 대는 대가로 연 5.10%의 고정 수수료를 챙긴다. 세부적으로는 0.30%의 선취수수료와 함께, 한화시스템 1년 만기 개별민평 수익률에 170bp(1.7%포인트)를 가산한 PRS 프리미엄(총 4.80%)이 붙는 구조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NH투자증권은 255억원, 나머지 3개 증권사는 각각 204억원 수준의 수수료 수익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한화시스템 입장에서는 연 867억원의 금융 비용이 발생하는 셈이다.
이는 한화시스템 영업이익의 절반을 넘나드는 규모다. 앞서 한화시스템은 2023년 1226억원, 2024년 2193억원, 지난해 119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PRS에 따른 연간 수수료 867억원은 이익이 급감했던 작년 영업이익의 72.3%에 육박한다. 최근 3년간 실적이 정점을 찍었던 2024년과 비교해도 영업이익의 40%를 차지하는 규모다.
그럼에도 한화시스템이 PRS를 선택한 건 직접 금융을 통한 자금 조달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주주 가치 희석을 우려한 당국의 증자 규제와 채권 시장 위축이라는 이중고를 극복하기 위해, 비용보다는 조달 속도에 방점을 찍은 선택이었다는 평가다.
한화시스템 측은 이번 PRS가 유상증자 규제 우회와 무관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자체 보유한 자산 유동화를 통해 자금 확보를 우선시했을 뿐 다른 사유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사의 한화오션 지분으로 PRS 거래를 진행할 경우 해당 금액은 부채(차입금)로 인식된다"며 "PRS 거래가 종료되면 차입금은 전액 사라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