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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막힌 정유·석화업계… 공장 셧다운까지 검토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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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규 기자

승인 : 2026. 03. 09. 18:03

WTI·브렌트유 배럴당 100달러 돌파
호르무즈 봉쇄에 원유 수급 불안 확대
업계 공장 가동률 30%까지 하향 검토
정부에 비축유 방출·대체선 확보 요구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전쟁 장기화가 예상되면서 들까지 공장 가동률을 하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길어야 한 달로 셧다운(가동 중단)이 이뤄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급기야 정부는 비축유 방출 등의 대책을 마련 중이다.

9일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이날 오전 기준 배럴당 107.54달러다. 국제 유가 기준인 브렌트유도 같은 시간 배럴당 107.54달러였다. 세계 원유의 상당 물동량이 지나가는 호르무주 해협이 봉쇄되면서 급등한 결과다. 원유 수급이 그만큼 불안정한 상태다. 골드만삭스는 호르무즈 해협이 정상화되지 않는다면 이달 말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중동 지역에서 약 70% 정도 원유를 수입하는 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S-OIL)·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들은 사실상 수급길이 막힌 상황이다. 이들 회사는 당분간 보유하고 있던 비축유를 활용하고, 싱가포르·인도·파키스탄 등 아시아에서 풀리는 원유를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우리나라와 같은 처지의 일본 등도 똑같은 방식을 취하고 있어서 원유 확보가 쉽진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 설명이다. 다음 달까지 상황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업계 셧다운이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미 일부 회사는 공장 가동 중단 수준인 가동률 30%까지 하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스팟(특정 지점)으로 풀리는 물량들을 최대한 확보하려 하는데 쉽진 않다"며 "물량이 없기도 한데 가격도 비싸다"고 했다. 그러면서 "원유 수급이 안 되니 공장 가동률 하향을 비롯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원유에서 추출한 납사(나프타)를 열분해해 에틸렌 등을 생산하는 롯데케미칼·LG화학 등 주요 석유화학사들도 공장 가동에 차질을 빚고 있다. 여천NCC는 지난 4일 외부 요인으로 계약을 이행할 수 없는 상황을 뜻하는 '공급 불가항력'을 선언한 상태다. 여천NCC 뿐만 아니라 연이은 '불가항력' 선언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이들 회사도 공장 가동률 하향을 고려하고 있다. 가동률이 50%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한다.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회사들의 수익성은 더욱 악화할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공급 자체가 막히니깐 석유화학사들도 실적이나 수익성이 부진해질 수밖에 없다"며 "가장 시급한 원유 수급이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비축유 방출, 미국·유럽·아프리카 등 대체 수입선 확보에 따른 운임료 지원 등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이에 산업통상부는 지난 5일 자원안보 위기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하고 업계 관계자들과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중동 상황 대응본부 회의를 주재하기도 했다. 이 자리엔 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HD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사들과 대한석유협회, 석유유통협회, 주유소협회, 한국석유공사 등이 참여했다. 현재 산업부는 대체 수입선 확보를 비롯해 단계별 비축유 세부 방출계획 수립 등을 준비하고 있다.
최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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