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인도, 6년 만에 중국 투자 규제 완화… “中 차단이 경제에 타격” 판단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311010003027

글자크기

닫기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6. 03. 11. 09:06

전자·자본재·태양광 셀 분야 중국 투자, 60일 내 승인 처리
중국 지분 10% 이하 투자자는 자동 승인 경로 허용
2020년 국경 충돌 이후 경색됐던 경제 관계 '조정된 리셋' 신호
clip20260311063813
지난해 8월 중국 톈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가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인도 정부가 중국으로부터의 외국인 직접투자(FDI) 규제를 6년 만에 부분적으로 완화했다. 스타트업과 첨단기술 기업의 자금 경색을 해소하고 글로벌 공급망 통합을 촉진하기 위한 조치로, 2020년 국경 충돌 이후 경색됐던 인도-중국 경제 관계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내각은 전날 중국 등 육로 접경 국가로부터의 투자를 제한해 온 FDI 규정을 변경해 전자·자본재·태양광 셀 분야에서 중국 투자를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정부 성명에 따르면 이들 분야의 중국 투자는 인도 거주자가 항시 과반 지분을 보유하는 조건 하에 60일 이내에 승인이 처리된다. 또한 중국 지분이 10% 이하인 투자자는 해당 업종별 상한에 따라 별도 심사 없이 자동 승인 경로로 투자할 수 있게 됐다.정부는 이번 조치가 FDI 유입 확대, 신기술 접근, 글로벌 공급망 통합을 촉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투자 규제 완화에 앞서 인도 정부는 지난달 국영 전력·석탄 기업의 중국산 장비 조달 규제도 풀기 시작했다. 인도 정부는 국영 기업이 정부 승인 없이 중국산 송전 부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허용했고, 석탄 분야 핵심 장비에 대해서도 유사한 한시적 면제를 검토 중이다. 인도 정부 관리는 중국산 수입을 차단하면 자국 제조 역량에 타격이 된다며 해당 조치가 "국익"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7000억~7500억 달러(약 1032조 8500억 원~1106조 6250억 원) 규모의 인도 정부 조달 시장에서 중국 기업을 6년간 사실상 배제해 온 규제의 첫 의미 있는 완화였다.

6년간의 대중국 규제는 그간 인도 경제에 상당한 부작용을 낳았다. 인도는 2030년까지 비화석연료 발전용량 500기가와트(GW)를 추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중국산 장비 차단으로 사업 지연과 송전 병목이 지속되고 있다. 인도 정부 관리에 따르면 향후 3년간 변압기와 리액터가 약 40% 부족할 전망이다. 옵저버리서치파운데이션(ORF)의 2024년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기업에 대한 신규 프로젝트 발주는 2021년 전년 대비 27% 감소했다. 민간 투자에서도 중국 비야디(BYD)가 2023년 계획한 10억 달러(약 1조4750억 원) 규모의 전기차 합작 투자가 보류되는 등 자본·기술 교류가 위축됐다.

이번 완화 조치는 산업계의 요구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기술과 자본에 의존하는 제조업체들에 규제가 제약이 되면서, 결국 제조업 확대라는 국가 목표와 대중국 안보 우려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법률사무소 사라프앤파트너스의 바이바브 카카르 선임 파트너는 이번 변화가 "제조업 등 자본집약적 업종과 스타트업에서 국경 간 인수합병·소수 지분 투자·지연된 펀딩 라운드를 활성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인도 정부는 전면 개방이 아닌 선별적·한시적 완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정부 관리들도 중국의 저가 입찰이 인도 국내 기업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는 등 중국에 대한 '견제'는 여전하다. 조달 시장 전체를 재개방하지 않을 것이라 밝혔듯, 투자 규제 완화 역시 선별적 개방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인도-중국 관계의 더 넓은 해빙 흐름 속에서 나왔다. 인도는 2020년 히말라야 국경 지대에서 양국 군인이 충돌해 인도군 20명과 중국군 4명이 사망한 이후 중국 기업의 투자에 대해 내무부·외교부 패널의 보안 심사를 요구해왔다. 모디 총리는 지난해 8월 7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관계 개선 방안을 논의했고, 이후 양국은 직항편 재개, 중국 비즈니스 전문가 비자 간소화 등의 조치를 취해왔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도산 상품에 50% 관세를 부과하는 등 대미관계에서의 불확실성도 인도가 중국과의 경제 관계를 재조정하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