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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산책] 가슴이 뜨거워지는 SF ‘프로젝트 헤일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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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준 기자

승인 : 2026. 03. 17. 13:57

중학교 과학교사가 외계인과 손잡고 인류 구하는 이야기
SF 수작들의 장점들만 빌려와…보편적 재미·감동 안겨줘
라이언 고슬링 '차분한' 원맨쇼 백미…촬영·세트도 일품
프로젝트 헤일메리
18일 개봉하는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중학교 과학교사 '그레이스'(라이언 고슬링·사진)가 우주로 날아가 외계인과 우정을 쌓고 함께 세상을 구한다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제공=소니픽처스코리아
오랜 잠에서 깨어난 중학교 과학 교사 '그레이스'(라이언 고슬링)는 본인이 광활한 우주를 관통하고 있는 우주선 안에 있다는 걸 알고 깜짝 놀란다. 더 암담한 상황은 우주선에 함께 탑승했던 것으로 짐작되는 남녀 승무원이 무슨 이유 탓인지 이미 숨져있다는 것! 시신을 우주 한가운데로 떠나보내고 홀로 님은 '그레이스'는 조금씩 기억을 되찾은 끝에, 죽어가는 태양으로부터 인류를 살리는 임무가 본인에게 부여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럼에도 '그레이스'는 어떤 과정을 거쳐 우주선에 탑승했는지 여전히 생각이 나지 않는 가운데, 자신과 같은 목적으로 우주에 온 미지의 존재를 만난다. 이들의 의사 소통은 우여곡절 끝에 이뤄지고, '그레이스'는 상대에게 '로키'란 이름을 붙인다. '그레이스'와 '로키'는 두 행성의 미래가 걸려있는 임무 수행을 위해 손을 잡고 우정을 쌓아가지만, 위험에 맞닥뜨린다.

18일 개봉하는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먼저 만들어진 SF 수작들을 레퍼런스로 삼아 장점들만 잘 취한 작품이다. 원작자(앤디 위어)가 같은 '마션'에서는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유쾌하고 씩씩한 캐릭터를, '인터스텔라'와 '그래비티'에서는 쓸쓸하고 시적인 분위기를 각각 빌려왔다.

그런데 여기서 그쳤다면 약간은 밋밋한 평작에 머물렀을 것이다. 일종의 양념으로 '아마겟돈'과 '캐스트 어웨이'의 일부 설정을 끌어와 보편적 재미와 감동을 더한다. 임무 완수 후 지구 귀환이 어렵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초연하기 그지 없는 우주선 승무원들의 모습은 '아마겟돈'에서 지구로 날아오는 행성 파괴를 위해 죽음을 각오하고 우주로 떠나는 유정 굴착 전문가들을 연상시킨다. 또 '돌멩이 게'처럼 생긴 '로키'에게 의지하는 '그레이스'는 '캐스트…'에서 배구공을 '윌슨'으로 부르며 친구처럼 지내는 주인공과 많이 닮았다.

이 영화의 백미는 뭐니뭐니해도 라이언 고슬링의 '부담스럽지 않은' 원맨쇼다. 대부분의 장면을 홀로 이끌어 가지만, 보통 이 경우 빠지기 쉬운 '과유불급'의 함정을 절묘하게 피해간다. 감정 표현을 오히려 자제하는 방식의 열연으로 보는 이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측은지심을 자아낸다. 지난해 개봉했으면 지난 16일 열린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씨너스: 죄인들'의 마이클 B. 조던을 제치고 남우주연상을 타고도 남았을 수준의 명연기다.

컴퓨터그래픽(CG)이 아닌 실제 모형으로 제작된 극중 '로키'와 최첨단 기술력을 자랑하면서도 현실감이 물씬 배어나는 우주선 세트는 아날로그적 매력을 놓치지 않는다. 또 무중력 공간을 유영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촬영도 일품이다. 극장, 그 중에서도 아이맥스(IMAX) 관람을 추천하는 이유다.

이 같은 장점에도 누구에게는 2시간 36분의 상영 시간이 살짝 버거울 수도 있겠다. 그러나 막상 도전하고 나면 만족스러운 문화적 체험으로 남을 만한 영화다. 12세 이상 관람가.
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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