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600억 쏟은 ‘광화문 프로젝트’, 남은 건 LED 전광판 하나뿐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317010005154

글자크기

닫기

최민준 기자

승인 : 2026. 03. 17. 16:56

'실감형 광화문 프로젝트 추진실태' 감사 결과 발표
문체부 콘진원, 계획·장소 검토 없이 사업 강행
clip20260317153541
감사원. /연합뉴스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가 6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해 추진한 '실감형 광화문 프로젝트'가 부실한 기획과 행정 처리로 인해 사실상 대부분의 운영이 중단됐다. 대규모 국책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장소 확보조차 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을 강행하는 등 전반적인 공정 관리가 총체적 난맥상을 보였다는 지적이다.

감사원은 17일 '실감형 광화문 프로젝트 추진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는 광화문 일대에 K-콘텐츠 기술을 접목한 체험 공간을 조성한다는 목적으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622억원의 예산을 들여 추진했다.

당초 기획된 실감 콘텐츠 8종 가운데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은 대형 LED 전광판인 '광화벽화'가 유일하다. '광화수' '광화담' '광화인' '광화경' 등 4종은 관람객 저조와 과도한 운영비를 이기지 못해 이미 운영이 종료됐으며, 나머지 콘텐츠들도 일회성 공연으로 끝났거나 타 지역으로 이전됐다.

이 같은 실패의 배경에는 문체부의 무리한 예산 집행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문체부는 2020년 당시 콘텐츠의 구성과 기획 등 세부 내용이 확정되지 않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사업계획서를 그대로 승인하고 보조금을 교부했다. 행정 절차가 앞서가면서 실제 제작 용역은 예산 투입 1년 후에야 착수되는 등 사업 효율성이 크게 떨어졌다.

공간 확보 없이 사업자를 선정한 점도 부실을 키웠다. 실감 콘텐츠는 장소의 면적과 위치에 따라 설비 규모가 결정되는데, 콘진원은 구현 장소를 확정하지 않은 채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뒤늦게 확보한 장소들이 협소해지자 당초 계획했던 콘텐츠 규모를 축소하거나 기능을 제한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현실과 괴리된 예산 추계 역시 사업을 조기 종료시킨 원인이 됐다. 문체부와 콘진원은 연간 운영비를 20억원 수준으로 잡았으나, 실제로는 장비 임차료와 유지보수비 등으로 연간 52억원이 소요된 것으로 밝혀졌다. 예상보다 2.5배가 넘는 비용 부담이 발생하자 결국 다수의 콘텐츠가 운영을 포기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감사원 관계자는 "이번 감사를 통해 모두 12건의 위법·부당사항과 제도 개선 사항이 확인됐다"며 "문체부와 콘진원에 담당자에 대한 징계와 주의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최민준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