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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원유의 약 90%를 중동에 의존해 수입한다. 특히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80%를 들여온다. 반면 미국산 비중은 3.8%에 지나지 않는다. 알래스카산 원유는 태평양 항로만 이용해 중동 루트보다 운송 시간이 약 1주일 단축된다. 알래스카 출하량은 일본 연간 소비량의 10% 이상에 달하지만 현재 대부분 미국 내 공급에 머물러 있어, 일본 수요 확대는 미국 측에도 개발 동기 부여가 된다.
요미우리 신문은 여러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투자액 등 세부 사항을 최종 조정 중이며, 일본 기존 비축시설을 활용해 공동 저장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비축분은 유사시 일본 시장에 방출하고 평시에는 아시아 국가에 재판매하는 공급 거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일본 에너지 위기 현실과 비축유 방출 배경
마이니치 신문 취재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알래스카 원유 증산에 대한 일본의 투자 협력과 수입 확대를 공식 전달한다. 일본의 석유 비축량은 254일분에 달하지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국내 에너지 공급에 심각한 차질이 예상된다. 실제로 일본 정부는 3월 11일 이례적으로 비축유를 단독 방출하기로 결정했는데, 민간 기업에 15일분, 국가 비축에서 1개월분을 풀어 시장 안정화에 나섰다. 이는 국제에너지기구(IEA)가 권고하는 국가별 비축 방출 기준으로는 일본이 처음이자 유일한 사례였다.
미국산 원유 도입에는 운송비 상승과 유질 차이로 인한 정제 설비 개조 비용 등의 과제가 있지만,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는 "기름의 질 차이를 따질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할 정도로 위기감을 드러냈다. 일본 정부는 이란 사태 장기화가 전기요금 인상과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셰일혁명과 LNG 확대…미·일 에너지 블록 강화
일본은 이미 2025년 미·일 정상회담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확대에 합의해 중동 의존도를 약 10%로 낮췄다. 그러나 LNG는 기화가 쉽고 장기 비축이 어려워 재고가 3주분에 불과하다. 트럼프 정권은 셰일혁명으로 세계 최대 산유국이 됐으나 안정적 수요 확보가 생산 확대의 관건이다. 일본의 공동비축 수요는 미국 개발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
G7 국가들도 비축유 공동 방출을 논의 중이나 일본은 미·일 에너지 협력으로 선제 대응에 나선다. 이번 합의는 정상회담 본래 의제인 대중·대만·북한 안보 공조 외에 에너지 안보를 최우선으로 삼은 결과다. 일본 정부는 공동비축을 넘어 아시아 공급 허브로 미국산 원유를 활용, 중동 리스크를 체계적으로 흡수하는 장기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