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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호르무즈 해방 프로젝트’ 발동…이란 통제 확대에 미·이란 충돌 위기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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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5. 05. 01:31

미 중부사령부, 구축함 투입·미 상선 2척 통과 발표…이란 "거짓말" 전면 부인
이란, 호르무즈 통제구역 UAE 영해까지 확대…유조선 피격·HMM 나무호 화재
기뢰·보험 리스크 속 해운업계 통항 관망
IRAN-CRISIS/
선박들이 5월 4일(현지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인근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고 있다./로이터·연합
미국이 4일(현지시간) 페르시아만에 발이 묶인 선박들을 호르무즈 해협 밖으로 유도하는 '해방 프로젝트(Project Freedom)' 지원에 착수했다며 미국 국적 상선 2척이 해협을 안전히 통과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어떤 상선도 통과하지 않았다"며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즉각 부인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통제구역을 아랍에미리트(UAE) 영해 일부까지 대폭 확장하는 맞불 조치를 발동했고, UAE 국영 석유사 유조선이 이란 드론 공격을 받았고, 한국 선사 운용 선박에서도 폭발·화재가 발생해 해협의 군사적 긴장이 한층 고조됐다.

해운업계는 기뢰 제거·보험·이란 공격 위험에 대한 보장 없이는 통항 재개가 어렵다고 보고 있어 호르무즈 완전 개통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IRAN-CRISIS/
선박들이 5월 4일(현지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인근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고 있다./로이터·연합
◇ 미군, '해방 프로젝트' 착수 발표…미 상선 2척 통과·이란은 부인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날 "유도미사일 구축함들이 '해방 프로젝트' 지원을 위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후 현재 아라비아만에서 작전 중"이라며 병력 1만5000명과 육·해상 기반 항공기 100여 대, 군함 및 드론이 투입된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미국 국적 상선 2척이 해협을 성공적으로 통과해 안전히 항해 중이라고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선원들이 식량과 식수 부족을 겪고 있다며 이번 조치를 '인도주의 절차'로 규정하고 "어떠한 방해 행위도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의 바락 라비드 기자는 X(엑스)에서 이번 작전이 반드시 상선에 대한 해군 호위를 포함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해방 프로젝트'가 군함 호위 없이 기뢰 위치와 안전 항로 정보를 각국 정부·보험사·해운단체에 전달하는 조정 기구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 해군 주도의 합동해상정보센터(JMIC)는 "완전히 조사·제거되지 않은 기뢰의 존재로 인해 일반 항로 인근 통과는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하면서 선박들에 해협 서쪽 오만 수역을 통한 통항 검토를 권고했다.

이란 반관영 파르스(Fars) 통신은 이란군이 해협 접근을 시도한 미국 해군 함정 1척에 미사일을 발사해 퇴각시켰다고 보도했으나, 중부사령부는 "미국 해군 함정이 피격된 사실은 없다"고 즉각 부인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란 고위 관리가 경고 사격이 있었다며 피해 여부는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고 전했으며, 파르스 보도 직후 국제 유가는 장중 한때 5%가량 급등했다가 미국의 부인 이후 상승 폭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IRAN ISRAEL USA CONFLICT
한 이란인이 4일(현지시간) 반미 벽화가 그려진 이란 테헤란의 한 거리를 걷고 있다./EPA·연합
◇ 이란, 호르무즈 통제구역 UAE 영해까지 확대…ADNOC 유조선 공격·HMM 선박 화재

혁명수비대는 이날 호르무즈 해협 통제 범위를 대폭 확대한 지도를 공개했는데, 새 통제선은 해협 서쪽으로 이란 게슘(Qeshm)섬과 UAE 움알쿠와인(Umm al-Quwain)을 잇는 직선까지, 동남쪽으로는 이란 모바라크산에서 UAE 후자이라 남쪽을 잇는 직선까지 포함해 UAE 영해 일부와 후자이라 항구 인근 해역까지 통제 범위에 넣었다.

혁명수비대 대변인 알리 모헤비 준장은 "원칙에 반해 항해하는 선박은 심각한 위험에 처하고 나포될 것이며, 모든 해운사·보험사는 혁명수비대 공지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통신은 기존 봉쇄 우회로로 활용됐던 후자이라 항구의 우회 기능도 제약될 수 있는 범위라고 분석했다.

UAE 국영 석유사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ADNOC) 계열사는 자사 유조선 바라카(Barakah)호가 오만 해안 부근에서 이란 드론 2대의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으며, 화물을 싣지 않은 상태였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UAE는 4월 7일 미·이란 휴전 이후 처음으로 미사일 위협 경보를 발령했다가 이후 해제했다.

아울러 한국 선사가 운용하는 벌크 화물선 HMM 나무(파나마 국적)가 이날 호르무즈 해협 안쪽 UAE 인근 해역에 정박해 있던 중 기관실 좌현 쪽에서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으며, 한국인 선원 6명을 포함한 24명이 탑승하고 있으나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한국 외교부가 밝혔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안쪽에 발이 묶인 한국 국적 선박은 총 26척으로 유조선 9척과 자동차 운반선 등이 포함되며, 한국인 선원은 국적 선박 탑승 123명과 외국 국적 선박 탑승 37명을 합쳐 총 160명에 달한다.

GERMANY-IRAN-US-ISRAEL-DEFENCE-WAR-HORMUZ
독일 해군 소해함 '풀다(Fulda)'가 4일(현지시간) 독일 북부 킬항을 떠나 지중해로 출항하고 있다. 이번 출항은 호르무즈 해협 파견 가능성에 대비한 사전 배치 작전의 일환이다. 소해함은 해군 기뢰를 탐지하고 폭파하는 특수 함정이다./AFP·연합
◇ 베선트, 중국에 이란 압박 동참 촉구…원유 공급 차질 하루 최대 1000만 배럴 경고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분쟁으로 인한 글로벌 원유 공급 부족이 하루 800만~1000만 배럴에 달한다면서 원유 운반선 1척당 약 200만 배럴을 적재하기 때문에 하루 4~5척만 해협을 통과하면 공급 부족 해소가 가능하고 통과 대기 중인 유조선이 150~200척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을 향해 "이란 에너지의 90%를 중국이 구매하며 최대 테러 지원국의 자금줄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중국이 이란에 해협 개방을 압박하는 외교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블룸버그는 이 발언이 트럼프 대통령이 약 1주 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위해 중국을 방문하기 직전에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이란 원유 거래와 연계된 민간 정유사에 대한 미국 제재를 무시하라고 자국 기업들에 지시했다고 보도하면서, 이를 전례 없는 공개 도전으로 규정하고 미·중 간 금융·무역 갈등이 호르무즈 분쟁을 매개로 확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베선트 장관은 또 "이란 경제는 자유 낙하(free-fall) 중"이라며 "이란 군인들이 급여를 받지 못하게 되면 고통에 대한 내성이 높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브렌트유는 장중 한때 배럴당 113달러(16만7000원)를 넘어 5% 이상 급등했다가 111달러(16만4000원) 안팎으로 내려섰다.

◇ 해운업계, 기뢰·보험·이란 공격 위험 해소 요구…호르무즈 완전 재개 불투명

세계 최대 국제 해운협회 발틱국제해운협의회(BIMCO) 야코프 라르센 최고안전보안책임자는 블룸버그에 "이란의 위협을 감안하면 '해방 프로젝트' 진행 시 전투가 재발할 위험이 있다"며 이 작전이 지속 가능한지도 불분명하다고 경고했다.

독일 컨테이너 선사 하파그로이드는 "리스크 평가가 바뀌지 않았으며 호르무즈 해협은 당분간 통항 불가"라고 밝혔다.

시장 정보 분석업체 클러(Kpler)의 아나 수바시치 무역 리스크 분석가는 선장이 통항 의사가 있더라도 선주·대주기관·용선자·화물 이해관계자가 안전 보장 없이는 운항을 거부할 수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미국 대형 금융기관 뱅크오브뉴욕멜론(BNY Mellon)의 밥 새비지 시장전략팀장은 최근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이 하루 평균 5척, 최근 48시간에는 3척에 그쳤다고 분석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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