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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회와 정부를 중심으로 성분명 처방 논의가 다시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제1법안심사소위원회는 지난 11일 수급 불안정 의약품을 대상으로 성분명 처방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약사법 개정안을 상정했습니다. 품절이 잦고 수급이 불안정한 의약품을 대상으로 성분명 처방을 시행해, 공급 유연성을 높이고 환자들의 불편을 해소하겠다는 목적입니다.
성분명 처방은 의사가 특정 상품명이 아닌 성분명으로 의약품을 처방하면, 약사가 동일 성분 의약품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조제하는 방식입니다. 기존에는 '타이레놀'과 같은 제품명이 처방전에 기재됐다면 도입 시에는 '아세트아미노펜'이라는 성분명이 적히게 됩니다. 이 경우 약사는 타이레놀이 아닌 수많은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의약품 중 하나를 골라 환자에게 줄 수 있습니다.
이 제도는 동일 성분 의약품 선택권이 의사와 약사 중 누구에게 있느냐의 문제와 맞물리며 오랜 기간 갈등을 빚어온 사안입니다. 의사협회는 성분명 처방이 의사의 처방권을 제한하고 환자 안전을 저해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동일 성분이라도 제품별 생체이용률과 흡수 속도 차이가 있어 의사 처방을 따르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약사협회는 재고 한계와 품절로 인한 환자 불편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제약업계 역시 이번 논의를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성분명 처방이 도입될 경우 동일 성분 의약품 선택권이 약국으로 이동하면서 기존 병원 중심 영업 구조에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영업 범위 확대와 비용 증가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업계 일각에서는 2000년 의약분업 당시와 같은 수준의 영업 전략 수정이 필요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의사의 특정 제품 처방권이 제한될 경우 오리지널 의약품이나 기존 상위 품목의 처방이 다른 제품으로 분산될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이는 일부 제약사에는 위협으로, 다른 제약사에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성분명 처방 도입시 국내 제네릭 시장 구조 재편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다만 직역 간 갈등이 첨예한 만큼 제도 도입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합니다. 구체적인 시행 방식도 확정되지 않아 시장 영향 역시 유동적인 상황입니다. 제약업계는 공식적으로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며 대응 전략 마련에 고심하는 모습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