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1세대 여성 조각가 김윤신(91)은 자신의 예술을 이렇게 설명했다. 나무와 돌, 자연의 재료 속에서 생명의 본질을 탐구해온 그의 70여 년 작업 세계를 총망라한 대규모 회고전이 경기도 용인 호암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호암미술관은 오는 6월 28일까지 '김윤신: 합이합일 분이분일'전을 개최한다. 미술관이 개관 이후 한국 여성 작가를 단독으로 조명하는 첫 회고전이다.
|
전시 제목이기도 한 '합이합일 분이분일(合二合一 分二分一)'은 김윤신 작업의 핵심 개념이다. 작가와 재료가 하나가 되는 순간(合), 작품이라는 또 다른 존재가 탄생한다(分)는 뜻이다.
김윤신은 최근 열린 간담회에서 "지금도 나이를 의식하지 않고 작업한다"며 "내 영혼과 육신이 작업하는 마음으로 하나가 돼 집중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젊을 때는 형태에 집중했다면 지금은 내 안의 예술을 어떻게 표현할지에 더 관심이 간다"고 덧붙였다.
|
남미에서 만난 거대한 원목은 작가의 작업 방식을 바꿨다. 기존 톱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단단한 나무를 마주하면서 그는 전기톱을 들었다. 이때 탄생한 역동적인 조각 방식은 이후 김윤신 작업의 상징이 됐다. 이후 브라질과 멕시코 체류 시기에는 돌 조각으로 재료를 확장했다. 돌의 거친 표면과 내부의 자연 무늬를 살린 작업은 나무 조각과 또 다른 생명감을 드러낸다.
전시장에는 1960년대 파리 유학 시절 제작한 석판화와 1970년대 기하학적 추상회화도 함께 소개된다. 태극 문양을 변주한 판화 '예감', 삼각형 구조를 반복한 '지향적 염원' 연작 등은 작가가 평면과 입체 사이에서 끊임없이 형식을 실험해왔음을 보여준다.
|
1935년 함경남도 원산에서 태어난 그는 홍익대학교에서 조각을 공부한 뒤 1964년 프랑스로 유학해 조각과 석판화를 익혔다. 이후 한국 미술계에서 활동하다 1983년 아르헨티나로 이주해 남미 자연 속에서 작업을 이어왔다.
구순을 넘긴 지금도 작가는 여전히 새로운 작업을 꿈꾼다. 그는 "여전히 하고 싶은 것은 많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아직 모른다"며 "내 작품이 후세에 좋은 영향을 주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