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사설] 중동戰 속 지명 신현송, 비상한 각오로 임해야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323010006790

글자크기

닫기

 

승인 : 2026. 03. 24. 00:01

청와대는 22일 이재명 대통령이 새 한국은행 총재에 신현송 국제결제은행 국장을 지명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제공.
한국은행 신임 총재 후보로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통화경제국장이 지명됐다. 그는 학계와 국제기구에서 폭넓게 경력을 쌓은 거시경제·금융 전문가로 최근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3중 위기에 맞닥뜨린 우리 경제의 회복을 촉진할 인물로 기대와 관심을 받게 됐다. 신 지명자는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정치경제학, 철학을 전공하고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딴 이후 옥스퍼드대와 런던정경대(LSE), 미국 프린스턴대에서 경제학 교수로 일했다. 미 뉴욕 연방준비은행 금융자문위원과 국제통화기금(IMF) 이코노미스트도 역임했다.

'중앙은행들의 중앙은행'으로 불리는 BIS는 바젤협약 등 국제 금융기관들이 지켜야 할 규칙을 만드는 국제기구로, 글로벌 금융시장에 중장기적으로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신 지명자는 여기서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 중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이 모여 비공개로 긴밀히 회담하는 '6인 핵심회의'의 기반 논의 보고서 작성을 총괄하는 등 핵심 브레인 역할을 해왔다. 우리나라 보수 정권과도 인연이 있다. 2010년 이명박 정부 때 9개월간 청와대 국제경제보좌관을 지냈으며, 2014년 박근혜 정부 때도 한은 총재로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으나 BIS 통화경제국장 승진의 길을 택했다. 신 지명자는 초중고와 대학을 모두 영국에서 다녔지만, 한 번도 한국 국적을 버린 적이 없다. 한국에서 1979년에 입대해 병장으로 만기제대했다. 그가 지닌 전문성 외에 이 같은 모습이 보수와 진보 정권 모두로부터 호감을 불러온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06년 9월 IMF 연차 총회 등에서 은행들이 대출을 무리하게 늘리는 건 금융시스템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하는 등 2008년 발생한 미국발 금융위기를 비교적 정확하게 예견해 유명해졌다. 이런 경력 때문에 신 지명자의 시장 성향은 '매파'로 분류된다. 그래서 물가안정을 중시해 돈을 많이 풀지 않는 정책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 우리나라는 미국의 관세전쟁에 더해 중동전쟁으로 고물가, 고환율 부담이 매우 커진 상태다. 물가와 환율이 높다 보니 한은은 금리 인하 기조를 접고 오히려 조만간 올려야 하는 처지다. 정부는 지금 비상 대응용 전쟁 추경도 준비 중이다. 돈이 더 풀리면 원화 가치는 더 떨어지고 물가는 더 오르는 압박을 받게 된다. 이미 잠재성장률에도 못 미치는 경제성장률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며 저출생 고령화도 다른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갈수록 경제운용이 어려워지고 있다.

지금은 중동전쟁 등 대외 여건 급변으로 우리 경제에 비상등이 켜진 상황이다. 이럴 때 한은 수장이 되는 만큼 그 어느 시기보다 더 비상한 각오로 임해야 할 것이다. 정치색을 떠나 중앙은행 본연의 임무인 물가안정에 전념해야 함은 물론이다. 통화정책의 독립성도 지켜가면서 정부와 정책 조화도 이루어 가야 한다. 어려운 시기고 쉽지 않겠지만 국가와 국민을 위해 그간 쌓아온 지혜와 능력을 아낌없이 발휘해 주기를 바란다.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