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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동 상황 및 대전 화재 관련 긴급 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 |
중대재해처벌법은 작업장에서 안전확보의무와 같은 조치를 강화해 중대 산업재해나 인명피해를 최대한 줄여보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사업주나 경영책임자가 안전확보의무를 위반해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하는 인과관계가 성립하면 형사처벌로 이어진다. 하지만 안전조치의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고 추상적이어서 처벌에 어려움을 겪고 예방효과도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실제 2022년 1월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4년이 지났지만, 산업재해 사망자수는 오히려 늘어났다. 산재로 인한 근로자 사망자수는 지난해 609명으로 2022년 596명, 2023년 598명, 2024년 589명보다 소폭 증가했다. 2024년 6월 근로자 23명이 사망한 화성 아리셀 리튬전지 공장 화재 사고, 지난해 2월 6명이 사망한 부산 해운대 공사장 붕괴 사고, 지난해 11월 7명이 사망한 울산화력발전소 붕괴 사고 등 대형 인재 사고도 끊임없이 발생했다. 숫자만 놓고 보면 중대재해처벌법이 산재를 줄여주지 못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물론 여기에는 사업주들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도 한몫한다. 전체 형사사건 평균 무죄율이 2.5%이지만 중대재해처벌법 무죄율은 10%에 달한다. 지난해 9월까지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66건 가운데 집행유예가 55건으로 83.3%를 차지했다. 더 실효성 있는 처벌이 이뤄지도록 사법부가 양형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올 법하다.
하지만 징역형 등 강력한 규제만이 능사는 아니다. 추락 등 기초적인 안전조치만으로도 막을 수 있는 단순사고 비율이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대재해처벌법이 처벌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사고 위험을 예방하는 투자로 이어지도록 유도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법인 규모나 매출액에 비례해 과징금을 중과하거나 사고 예방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대안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이번 대전 화재 참사는 단순한 화재사고라기보다 불법 증축 등 여러 위험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피해가 커진 복합적 재난에 가깝다. 정부는 사업주의 형사처벌 못지않게 유사 사업장에 대한 전면적 안전관리실태 재점검 등 사고예방에 만전을 기하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