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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년의 잡초이야기-78] 우리 민족을 닮은 ‘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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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3. 26. 18:03

(78) 쑥 그림
쑥 그림
바야흐로 들풀들의 축제가 시작됐다. '키 높이' 경쟁을 하듯 망초, 지칭개, 살갈퀴, 토끼풀, 소리쟁이, 민들레 등 온갖 풀들이 대지를 빼곡히 채우며 쑥쑥 자라고 있다. 그중에서도 유독 반가운 야생초는 '쑥'이다. 단군신화의 웅녀(熊女) 이야기에도 나올 만큼 우리에게는 친숙한 풀이다. 그래서인지 전 세계적으로 분포하지만 약으로 쓰거나 먹을 수 있는 쑥은 우리나라뿐이라고 한다.

이른 봄, 연하게 돋아나는 어린잎은 나물로 먹고, 쑥국을 끓여 먹는다. 그중 싱싱한 봄 도다리에 향긋한 쑥을 넣어 끓인 '도다리쑥국'은 미식가들이 별미로 꼽는 요리 중 하나다. 민족 탄생 신화에 나오는 쑥답게 어떤 우리 음식과 만나도 궁합이 잘 맞는다. 쑥버무리, 쑥떡, 쑥전, 쑥차…. 약효도 뛰어나기에 한방(韓方)과 민간요법(民間療法)에서 쑥은 빼놓을 수 없는 약재다. 쑥비누, 쑥화장품, 쑥뜸 등 쑥을 응용한 제품도 많다. 한여름 밤, 마당에서 쑥을 넣은 모깃불을 피우며 밤새 이야기꽃을 피웠던 기억도 그립다. 이렇듯 오래전부터 먹거리로, 약재로, 삶의 필수품으로 민초들과 함께해 왔기에 우리를 '쑥의 민족'이라 불러도 무방할 듯싶다.

유심히 살펴보면 쑥의 생태도 우리 민족성과 많이 닮았다. 척박한 조건에서도 살아남는 강인함, 특출한 효능과 다양한 쓰임새로 두루 이로움을 주는 빼어난 존재감, 주변 식물들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상생의 넓은 품! 정말 쑥은 우리에게 특별한 야생초다.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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