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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봉쇄 여파 공급망 차질…비료·알루미늄·헬륨까지 원자재 시장 충격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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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기자

승인 : 2026. 03. 29. 14:42

유가 100달러선…LNG·비료 원료 차질에 식량·반도체·소비재 가격 상승 압력
대체 원자재 수요 이동·투자자 자금 유입…글로벌 공급망 불안 장기화 우려
USA-ECONOMY/
지난 11일(현지시간) 오만 무산담 행정구역 인근 호르무즈 해협 주변 걸프 해역을 화물선들이 항해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공급망 차질이 원유와 천연가스를 넘어 비료, 알루미늄, 헬륨, 플라스틱, 면화 등 다양한 원자재 시장으로 확산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으며 천연가스 가격 역시 급등해 수입 연료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은 소비 절감 조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러나 충격은 에너지 시장에만 그치지 않고 맥주 캔과 청바지 같은 소비재부터 자기공명영상(MRI) 검사와 반도체 생산 등 첨단 산업까지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전쟁 여파로 페르시아만 항구 운영이 차질을 빚으면서 공급망이 흔들리고 있으며 일부 투자자들은 이를 새로운 투자 기회로 보고 있다.

WSJ은 비료 시장이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받은 분야 가운데 하나라고 분석했다. 전쟁 여파로 암모니아, 요소, 황, 인산염 등 주요 비료 원료 공급 상당량이 시장에 나오지 못하고 있어서다.

또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전 세계 액화천연가스(LNG) 공급의 약 20%가 영향받으면서 유럽 등 비료 생산업체들은 대기 중 질소를 비료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막대한 전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질소 비료 생산은 천연가스를 주요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에너지 가격 상승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중동 지역 요소 가격은 지난 2월 28일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50% 이상 상승했다. 비료 가격 상승은 농가의 비용 부담을 높여 비료 사용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작물 생산량 감소와 식량 가격 상승으로 연결될 수 있다. 글로벌 지도자들이 식량 공급 부족 가능성을 경고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카타르는 알루미늄 생산을 중단했다. 중동은 저렴한 에너지 비용을 기반으로 세계 알루미늄 공급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온 지역이다. 에너지 가격 급등이 글로벌 경기 둔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로 대부분 금속 가격은 하락 압력을 받고 있지만, 해상 운송 차질로 런던 시장에서 알루미늄 가격은 이달 5% 상승했다.

알루미늄은 자동차 부품, 레저용 차량, 식음료 캔 등 다양한 산업에 사용되는 핵심 소재다. 해당 산업 기업들은 이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과한 50% 알루미늄 관세로 비용 부담이 많이 증가한 상황이다.

독일 대형 은행 코메르츠방크는 중동 지역 생산 차질로 글로벌 알루미늄 공급 부족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며, 분쟁 종료 이후에도 생산 공백을 빠르게 메우기 어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헬륨 또한 공급망 차질을 빚고 있다. 풍선용 가스로 널리 알려진 헬륨은 실제 산업 현장에서는 MRI 장비와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필수적인 냉각 물질이다.

카타르는 전 세계 헬륨 생산능력의 약 35%를 차지하는 핵심 공급국이다. 산업용 가스업체 에어리퀴드의 프랑수아 자코 최고경영자(CEO)는 카타르의 생산 중단이 4~8주 이상 지속할 경우 반도체 생산 또한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WSJ에 따르면 플라스틱 원료 가격 상승도 두드러진다. 납사, 에탄, 프로판 등 석유·가스 부산물 가격 상승이 예상되면서 수입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미국 내 천연가스 가격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면서 미국 화학 기업들은 수익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라이온델바젤 주가는 이달 들어 40% 상승했으며 다우 역시 33% 상승했다.

플라스틱 가격 상승은 면화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폴리에스터 등 합성섬유 가격이 상승하면서 의류 업체들이 면화 사용 비중을 늘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면화 선물 가격은 이달 들어 4.6% 상승했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헤지펀드 등 투자자들은 면화 가격 상승 가능성에 대비해 투자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스위스 피크트레이딩리서치의 데이브 휘트컴 대표는 "면화는 주요 원자재 가운데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시장이었다"며 "거시 투자자들이 상승 여력이 있는 자산을 찾는 과정에서 면화가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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