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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중동전쟁이 한국경제에 미칠 충격과 우리의 생존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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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3. 29. 17:23

김영한 성균관대 교수
김영한 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지난달 28일 발발한 이란 전쟁은 전 세계 경제와 특히 한국경제를 지난 2009년 세계경제위기 이후 최대의 소용돌이 및 위기국면으로 몰고 가고 있다. 한 달째 이어지고 있는 이란 전쟁이 장기전으로 고착될지, 휴전 협상으로 완화될지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경제적 충격은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가 시작한 이란 전쟁은 처음부터 그 전략적 목표가 모호했기에, 전쟁의 마무리가 언제 어떻게 이루어질지에 대한 기준은 트럼프 스스로도 모르는 만큼, 그 불확실성과 위험이 더욱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런 무한 불확실성을 몰고 온 이란 전쟁이 우리 경제에 어느 정도의 충격이 될지를 면밀히 분석하고, 충격 최소화와 경제회생을 위한 생존전략 모색이 절박한 상황이다.

이란 전쟁이 초래한 총체적인 위기의 첫 번째 배경은, 전쟁으로 통행이 중단된 호르무즈 해협으로, 세계 석유 소비량의 약 20%가 지나고, 그 물량의 80%가 아시아, 특히 중국·인도·일본·한국에 공급되는 구조였기에,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에 대한 충격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둘째, 성장률 하방 압력이다. 이란 전쟁 이전부터 한국경제는 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의 성장세를 보이다가, 2026년 들어 2.0% 수준의 성장세를 기대했었다. 그러나 이란 전쟁으로 다시 고유가·고환율·고불확실성의 위기국면에 접어들면서, 수출 감소와 함께 기업 투자와 소비 심리가 위축되는 위기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다.

셋째, 물가 상승과 통화정책 딜레마다. 이번 충격은 전형적인 수요 과열형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공급 측 비용 충격 성격이 강하다. 그래서 중앙은행은 금리를 내리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경기 하강을 무시하고 올리기도 어렵다. 실제로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2.50%로 유지하고 있고, 이는 한국경제는 현재 스태그플레이션형 압박을 경계하는 국면임을 의미한다.

넷째, 환율과 금융시장의 불안이다. 최근 원화는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인 달러당 1517원대까지 약세를 보였고, 코스피도 급락했다. 원화 약세는 단순히 수입 물가를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외화부채를 가진 기업의 재무 부담, 해외 투자자 이탈, 가계의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을 동시에 자극한다. 그래서 이번 충격은 유가 문제이면서 동시에 환율 문제이기도 하여,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 전반에 대한 충격파가 더욱 크다.

다섯째, 산업별 비대칭 충격이다.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곳은 석유화학과 정유 부문이다. 이미 나프타 조달 차질로 일부 화학업체가 가동을 중단했고, 정부는 나프타를 핵심 공급망 품목으로 지정하며 수출 제한까지 검토했다. 이는 단순히 화학업종의 문제가 아니라, 플라스틱·섬유·자동차부품·포장재 등 제조업 전반의 공급망 비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위기 국면에서, 필요한 정부의 대응 전략은 단기 위기관리, 중기 충격 흡수, 장기 구조 전환의 측면에서 수립되어야 할 것이다. 먼저 단기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에너지 물량 확보와 금융시장 안정이다. 비축유 방출만으로는 부족하므로, UAE 등 우회 가능한 공급국과의 장기·단기 스와프 계약, 국내 저장시설에 있는 외국산 원유의 우선 확보, 호르무즈를 우회하는 선적 경로 확보, 나프타·LPG·LNG의 품목별 재고 배분 등의 전략이 필요하다. 이미 정부가 추가 물량 확보와 공급 다변화를 추진 중이나 이를 더 공격적으로 확대해야 할 것이다.

단기 거시정책으로는 전면적 유류세 인하나 광범위 보조금보다, 취약계층·운송업·어업·항공·화학산업 등 원료 다소비 업종에 대한 집중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번과 같은 공급충격에서는 보편적 가격보조가 오히려 수요를 자극해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보편적 지원보다는 취약부문에 대한 손실 보전과 에너지 절약을 위한 인센티브제도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통화 및 외환정책은 더 정교해야 한다. 즉 통화정책 당국은 물가상승 압력에 직면하여 기계적인 고금리정책보다는 2차 파급효과를 차단하는 데 초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고유가 그 자체보다 임금-가격 연쇄효과, 기대인플레이션, 외환시장 불안정, 회사채 스프레드 확대에 미치는 영향을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이다. 외환시장에서는 미세조정, 달러 유동성 공급, 국민연금의 환헤지 확대, 은행권의 외화유동성 규제 점검 등을 통해 달러에 대한 투기적 수요 완화를 유도해야 할 것이다.

재정정책은 일반론적인 경기부양 정책보다는 충격 흡수용 추경정책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현재 검토되는 25조원 규모의 추경이 현금성 소비 부양에만 치우치면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다. 우선순위는 에너지 바우처, 물류비·보험료 급등에 대한 한시 지원, 중소 수출기업 운전자금, 정책금융 보증, 원자재 구매 자금, 고용유지 등에 주어져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공급충격 국면에서는 총수요를 부양하는 것보다 도산 방지와 연쇄 부실 차단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산업정책 측면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우리 산업의 중동 원유-나프타 의존형 제조 구조를 전환해야 할 것이다. 즉 원전 재가동 및 안정화, 재생에너지 확충, 산업용 전기 효율화, 나프타 대체 원료 확대, 석유화학의 고부가산업으로의 전환, 비중동 산유국과의 장기 조달계약 확대가 필요하다. 즉 작금의 이란 전쟁이 초래한 우리 경제의 위기를 우리 산업의 구조적 취약점을 극복하는 계기로 만들어야, 우리 경제의 생존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김영한 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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