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0 |
| 유현숙 이사장은 지난 27일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라오스에 대한 지원은 단순한 원조가 아니라 함께 미래를 만들어가는 동행”이라고 말했다. / 사진=정재훈 기자 |
유현숙 (사)나눔문화예술협회 이사장(주한 라오스 명예대사)은 2009년 제주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라오스와 인연을 맺었다. 당시 한의학 및 대체의학 전문가로 행사에 참여한 그는 라오스 총리의 건강 관리를 지원하며 현지 정부 관계자들과 신뢰를 쌓았고, 이후 초청을 받아 라오스를 방문하면서 본격적인 교류를 시작했다.
첫 방문에서 마주한 라오스의 교육 현실은 그의 삶의 방향을 바꿔놓았다. 학교 건물이 없어 나무 그늘 아래에서 수업이 진행되고, 교사가 아이를 업은 채 수업하는 모습은 유 이사장에게 깊은 울림을 안겼다. 외부의 지원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현실까지 확인한 그는 직접 학교를 짓기로 결심했다.
그 후 유 이사장은 사비와 후원, 공모사업 등을 통해 라오스 전역에 24개 이상의 학교를 설립하며 교육 환경 개선에 힘써왔다. 학교 건립뿐 아니라 소방차·구급차·경찰 차량 및 오토바이 지원, 컴퓨터 기증, 의료 봉사, 한국어 교육원 설립, 제과·제빵 및 바리스타 교육장 구축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도 병행해왔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그는 라오스 정부로부터 노동훈장과 개발훈장 등 총 6차례 훈장을 받았으며, 현재는 주한 라오스 명예대사로서 양국을 잇는 민간 외교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유현숙 이사장은 지난 27일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라오스에 대한 지원은 단순한 원조가 아니라 함께 미래를 만들어가는 동행”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유현숙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 라오스를 처음 방문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
“2009년 제주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계기였다. 당시 한의학 및 대체의학 전문가로 행사에 참여했고, 그 과정에서 라오스 총리의 건강 관리를 지원하게 됐다. 그 일을 계기로 라오스 정부 관계자들과 신뢰를 쌓게 됐고, 이후 초청을 받아 현지를 방문하면서 라오스와의 인연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 처음 라오스를 방문했을 때 어떤 점이 가장 크게 다가왔나.
“무엇보다 교육 환경이 너무 열악했다. 학교 건물이 없어 나무 아래에서 수업하는 아이들이 있었고, 교사가 아이를 업은 채 수업하는 모습도 봤다. 그 장면이 오래 마음에 남았다. 한국도 과거 어려운 시절을 겪었기에 더 크게 공감했다. 그런데 외부에서 돕겠다고 약속하고도 실제로는 이행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게 됐다. 그때부터 학교 건립을 직접 시작해야겠다고 결심했다.”
 | | 0 |
| 유현숙 이사장은 바리스타 강사 자격증을 취득해 라오스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바리스타 교육생 수료식. / 사진=나눔문화예술협회 |
‑ 이후 라오스에서 어떤 활동을 이어왔나.
“교육을 중심으로 한 지속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왔다. 사비와 후원, 공모사업 등을 통해 지금까지 라오스 전역에 24개 이상의 학교를 세웠다. 여기에 더해 소방차, 구급차, 경찰 차량, 오토바이 지원도 했고, 컴퓨터 기증과 의료 봉사, 한국어 교육원 설립, 제과·제빵 및 바리스타 교육장 구축 등도 함께 진행했다. 단순히 한 번 돕고 끝나는 방식이 아니라, 현지에 실질적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보고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데 중점을 뒀다.”
‑ 교육 지원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철학은 무엇인가.
“일회성 지원으로는 바뀌는 데 한계가 있다. 학교를 짓는 것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시설 보수, 운동장 정비, 컴퓨터실과 과학교실 구축, 교육 인력 지원, 학용품과 생활물품 지원, 방과후 프로그램과 자립 교육까지 함께 가야 한다. 아이들이 단지 도움을 받는 데 머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삶을 설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늘 장기적인 관점에서 교육 중심 지원을 생각하고 있다.”
‑ 라오스 현지에서 ‘어머니’, ‘대모’라는 호칭으로 불리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나는 라오스에서의 활동을 단순한 후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현장 중심의 동행이라고 생각한다. 가능하면 직접 지역을 찾아가 주민들과 이야기하고, 아이들의 생활 환경과 지역사회의 현실을 눈으로 확인하려고 노력해왔다. 그렇게 주민들과 시간을 함께 보내고 신뢰를 쌓아오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런 호칭으로 불리게 된 것 같다. 나에게는 단순한 애칭이 아니라 신뢰와 책임이 담긴 이름이라고 생각한다.”
‑ 주한 라오스 명예대사로서 어떤 역할을 가장 중요하게 보고 있나.
“개인적 활동을 넘어 한국과 라오스를 연결하는 민간 외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본다. 라오스는 인구의 70% 이상이 농업에 종사하는 농업 국가지만, 기술 부족과 인프라 한계 때문에 여전히 생계형 농업 중심 구조에 머물러 있다. 내륙국이라는 지리적 한계와 산업 기반 부족도 큰 과제다. 현지에서 오랫동안 활동하면서 농업 발전 없이는 라오스 경제의 근본적 도약이 어렵다는 문제의식을 더 분명하게 갖게 됐다.”
‑ 한국과 라오스의 협력 가능성 가운데 특히 주목하는 분야는 무엇인가.
“농업 분야다. 실제로 그런 문제의식 속에서 한국 농업기업과 라오스를 연결하는 역할도 해왔다. 충남 부여의 농업회사법인 우듬지팜 김호연 대표를 직접 찾아가 라오스 진출을 제안했고, 이후 함께 현지를 둘러보며 광활하고 비옥한 토지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현실을 확인했다. 그 경험이 결국 우듬지팜의 라오스 진출로 이어졌다. 이후 현지 법인을 세우고 보리캄사이주와 사라반주 지역에서 약 2만 헥타르 규모 농업 개발을 위한 토지 사용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농업회사법인 우듬지 팜의 라오스진출은 앞으로 라오스 농업의 표준이 될꺼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개발’ 그 자체가 아닌 사람과 지역의 변화에 있다. ‘유필립’ 현지 노동 환경 개선과 선진 영농 기법 도입을 통해 기존의 ‘생계형 전통 농업’을 ‘수출 주도형 현대 농업’으로 전환시키는 계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농업이 주산업인 국가로서, 우듬지팜의 진출을 계기로 농업 생산성과 경쟁력이 획기적으로 향상되고, 이를 통해 국가 경제가 실질적으로 성장하길 기대하고 있다.”
 | | 0 |
| 유현숙 이사장은 지난 27일 아시아투데이와 인터뷰을 하고 있다. / 사진=정재훈 기자 |
‑ 농업 협력이 교육과도 연결된다고 보는 이유는 무엇인가.
“농촌 소득이 안정돼야 아이들도 교육을 지속할 수 있다. 결국 농업과 교육은 따로 갈 수 없는 문제다. 농업이 발전하면 지역경제가 살아나고, 그 성과가 다시 교육 기회 확대로 이어진다. 그래서 나는 한국 기업과 라오스를 연결해 경제 발전이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힘을 쏟고 있다.”
‑ 앞으로 한-라오스 협력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보나.
“보다 구조적이고 다각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경제·산업 분야에서는 라오스의 자원과 한국의 기술력을 결합하는 방식이 중요하다. 수력 발전 잠재력이 큰 라오스와 한국의 스마트그리드·재생에너지 기술 협력도 유망하다. 농업 분야에서는 스마트팜 기술과 농산물 가공 산업 육성에 집중해야 하고, 물류·인프라 분야에서는 라오스의 ‘랜드링크드(Land-linked)’ 전략에 맞춰 한국 기업의 참여를 넓혀야 한다.”
‑ 지속 가능한 협력의 핵심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결국 사람이다. 라오스 청년들을 대상으로 IT, 자동차 정비, 관광 서비스 같은 실무 중심 직업 교육을 확대해야 하고, 한국 대학과 연계한 장학사업과 인재 교류도 체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또 K-콘텐츠와 라오스의 자연·문화 자원을 결합한 관광 산업, 민간 의료 봉사 같은 다양한 교류 역시 양국 간 신뢰를 높이는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다.”
‑ 라오스와 한국의 관계를 어떻게 정의하고 싶은가.
“협력은 한쪽이 일방적으로 돕는 관계가 아니다.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동반자 관계여야 한다. 앞으로도 라오스가 필요로 하는 분야에 한국 기업을 적극적으로 연결하고, 양국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실질적인 협력 모델을 만들어가는 데 역할을 계속해 나가겠다."
‑ 국내 아동을 위한 대표적인 지원 프로그램을 소개해 달라.
“취약계층 아동을 대상으로 '요리로 배우는 자립 교육, 여행으로 키우는 세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단순한 요리 체험이 아니라 식재료 이해부터 위생·안전 교육, 균형 잡힌 식습관 형성, 협업과 책임감 학습까지 아우르는 통합형 교육이다. 아이들이 직접 식사를 준비하고 나누는 과정에서 성취감을 느끼고, 자립에 대한 자신감을 자연스럽게 키울 수 있도록 설계했다.”
‑ 국내 아동의 생활환경 개선 지원도 병행하고 있다고 들었다.
“아동복지시설 가운데 노후화로 위생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곳을 중심으로 화장실 개보수, 조리환경 개선, 위생용품 지원 등을 추진하고 있다. 화장실은 배수·환기 시설 개선과 노후 설비 교체를 중심으로 정비했고, 조리 공간도 위생 기준에 맞게 설비와 조리 도구를 보완했다. 위생용품 지원을 통해 아이들이 일상에서 건강한 생활 습관을 익힐 수 있도록 돕고 있다.”
‑ 앞으로의 계획과 방향은.
“아이들이 스스로 삶을 꾸려나갈 수 있는 힘은 일상에서의 작은 경험과 안전한 환경에서 시작된다. 앞으로도 국내외를 아우르는 균형 잡힌 지원을 통해 아동들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
사단법인 나눔문화예술협회는 2012년 설립된 비영리 법인으로 청년 일자리 창출 및 복지 지원, 해외 극빈국 인도적 지원, 문화예술 교육 등 다양한 지원사업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으며, 문화예술 기반의 사회공헌과 나눔 실천을 목표로 다양한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 | 0 |
| 유현숙 이사장이 라오스 보건복지부 산하 장애인 재활센터에 계란, 빵, 우유 등을 지원했다. / 사진=나눔문화예술협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