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40억달러 대만 무기판매 '협상 카드'화
미·중, 희토류·관세 휴전 해법 못 찾아…9월 백악관 회담 전 충돌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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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보잉 항공기 200대 구매와 농산물 수입 확대를 내세웠으나 중국은 기종·수량을 공식 확인하지 않았고, 이란·호르무즈 해협 문제에서도 구체적 압박 약속은 나오지 않았다.
시 주석은 '건설적 전략 안정'을 새 관계 틀로 제시하고 대만을 핵심 경고선으로 올렸으며, 140억달러(21조원) 규모의 대만 무기 판매·희토류 공급·관세 휴전 연장이 다음 충돌 변수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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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이후 8년 6개월 만에 중국을 공식 방문했다. 그는 지난 14일 약 30명의 기업 대표단을 이끌고 시 주석에게 "당신에게, 그리고 중국에 경의를 표하러 왔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같은 날 공식 만찬에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과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는 함께 갈 수 있다"고 화답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두 정상이 이틀간 "거의 9시간을 함께 보냈다"고 밝혔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을 '내 친구'라고 부르며 개인 외교를 앞세웠지만, 시 주석은 더 절제된 어조를 유지했다고 전했다. 수전 셔크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 교수는 NYT에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지나치게 아첨했고, 그것은 전혀 통하지 않았다"며 "준비 부족이 회담에 내용의 공백을 만들었고, 중국이 그 공백을 채웠다"고 지적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대등한 초강대국(equal superpower)' 이미지 구축이 시 주석의 목표였다고 분석했다. WP는 이란 전쟁과 에너지 가격 상승, 지지율 하락이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공간을 좁혔고, 시 주석은 이를 활용해 투자 개방보다 대만을 회담 중심 의제로 끌어올렸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회담을 '안정과 교착의 병존'으로 규정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스콧 케네디 중국경제·경영 담당 석좌 겸 선임고문은 "1년 전과 비교하면 145% 관세로 중국과 전 세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려 했던 데서 역혁명(counterrevolution)이 일어나 안정으로 돌아온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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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반 메데이로스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는 NYT에 '건설적 전략 안정'이 "중국이 시간을 벌고 트럼프 행정부가 끝나기를 기다리면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표현들이 '지정학적 늪(geopolitical quick sand)'이라며 "한번 발을 들이면 빠져나올 수 없고, 빠져나오려 할수록 중국이 더 깊이 끌어당긴다"고 경고했다.
오빌 셸 뉴욕 아시아소사이어티 미·중관계센터 부회장은 회담이 "실체가 부족하고 희망적"이었다며 "이 관계를 괴롭히는 모순들이 수면 아래에서 끓고 있으며 다시 터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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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보잉 항공기 200대를 구매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보잉 주가는 발표 직후 약 4% 하락했고, WP는 트럼프 대통령의 베이징(北京) 도착부터 출발까지 방중 기간 누적 낙폭이 8%에 달했다고 전했다. 왕 부장은 16일 "양측 실무팀이 관련 세부 사항을 계속 협의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결과를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중국은 일부 항공기를 구매할 방침만 밝혔고, 보잉 기종과 구체 수량은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0대를 잘 처리하면" 최대 750대로 늘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는 이번 상업 성과가 2017년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첫 방중 때 발표된 2500억달러 규모 계약·양해각서(MOU)는 물론, 당시 중국이 약속한 보잉 항공기 300대에도 못 미쳤다고 지적했다. 양측은 비민감 품목 300억달러(45조원) 규모를 상호 관세 인하 틀에서 다루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구체 이행 일정은 제시하지 않았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중국이 향후 3년간 수백억 달러 규모의 농산물을 구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콩 등 주요 품목 계약은 농업 일정상 가을에야 마무리될 수 있다고 인정했고, 관련 선물시장 가격은 하락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웬디 커틀러 전 미국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는 경제 분야 성과가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고 평가했다. 미국 싱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크레이그 싱글턴 선임연구원은 로이터에 "정상회담은 안정감을 연출했지만 교착 상태는 그대로 남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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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귀국 비행기에서 양측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이란 핵무기 불허 문제에서 "매우 비슷하게 느낀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측은 공식 성명에서 이란을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 외교부는 정상회담 도중 "이 전쟁은 애초에 일어나지 말았어야 했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이 미국의 대(對)이란 압박에 공개적으로 동참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산 원유를 구매한 중국 기업들에 부과한 제재 완화를 시 주석과 논의했다. 그는 "며칠 내에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란 반관영 메흐르통신을 통해 "현재의 불안 상태가 해소되면 호르무즈 해협 항행 여건은 정상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란은 구체 조건과 일정은 제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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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석은 14일 비공개 회담에서 "대만 문제는 미·중 관계에서 가장 핵심적인 사안"이라며 이를 잘못 다루면 "미·중 관계 전체가 극도로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백악관 회담 결과 요약문에는 대만 관련 내용이 담기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의 대만 경고에 대해 "들었지만, 어떤 발언도 하지 않았고, 어떤 방향으로도 약속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140억달러 규모의 대만 무기 판매 패키지 승인 여부에 대해 "아니다. 나는 이를 보류하고 있으며 중국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솔직히 우리에게 매우 좋은 협상 카드"라고 했다. 대만 정부는 미사일·드론 방어·방공 시스템 등 해당 패키지 구매를 위해 특별 예산 250억달러(37조5000억원)를 의회에서 통과시킨 상태다. 초당적 상원의원 그룹은 회담 전 대만 지원이 중국과의 협상 카드가 돼선 안 된다고 촉구했다.
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의 어맨다 샤오 중국 디렉터는 NYT에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 분야에서 중국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140억달러 규모의 무기 패키지를 무기한 보류할 가능성이 점점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독립을 추구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며 사실상 대만이 갈등의 원인이라는 중국 측 논리에 동조하는 발언을 했다. 미국 외교협회(CFR)의 데이비드 색스 연구원은 "시 주석의 대만 관련 설명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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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석은 이번 회담에서 '건설적 전략 안정'을 새 관계 틀로 제시했다. 이 구상은 '협력'을 기본 축으로 삼고, '경쟁도 적정 범위 내', '차이는 관리 가능하게', '평화는 예측 가능하게'라는 원칙을 담았다. 이는 시 주석이 14일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부상 강국과 기존 패권국의 충돌을 뜻하는 '투키디데스의 함정(Thucydides Trap)'을 언급하며 "중국과 미국이 이를 극복하고 강대국 관계의 새 패러다임을 만들 수 있는가"라고 반문한 것에서 나타났다.
중국 관영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 개념에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백악관 공식 요약문에는 해당 개념이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NBC 방송 인터뷰에서 "오해로 인해 더 큰 충돌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전략적 안정에 우리도 동의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컨트롤리스크의 앤드루 길홈 중국 분석 책임자는 중국이 과거에는 미국의 요구에 양보로 대응했으나, 이제는 "양보보다 억제력으로 미국을 다룬다"며 이것이 수차례 각료급 회담과 정상 방문에도 주요 돌파구가 나오지 않은 이유라고 설명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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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휴전 연장을 시 주석과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로 생긴 미국 반도체·항공우주 업계의 공급 차질도 공식 해법 없이 남았다.
양측은 오는 9월 24일 백악관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두 정상은 11월 중국 선전(深천<土+川>)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12월 트럼프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도럴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도 만날 수 있다고 NYT가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