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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K-방산 잔치 속 멈춘 ‘KDDX’…방사청 ‘뒷짐’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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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현 기자

승인 : 2026. 03. 30. 17:54

K-방산은 글로벌 시장에서 위상을 높여가고 있다. 단순한 무기 생산을 넘어, 최첨단 기술 경쟁력을 앞세운 새로운 글로벌 방산 수출 강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눈부신 K-방산 이면에는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이 홍역을 앓고 있다.

'KDDX' 사업 지연의 근본 원인은 단순한 기업 간 경쟁을 넘어선 구조적 문제다. 사업을 총괄하는 방사청의 늦은 의사결정과 기준 부재, 그리고 현 정부 기조를 의식한 소극적 대응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우리나라 미래 해군의 핵심 전력 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이유로 꼽힌다. KDDX는 총 사업 규모만 약 8조원으로 2030년까지 6000톤급 이지스 구축함 6척을 건조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선체부터 무기체계까지 전 과정을 국내 기술로 수행하는 첫 사례다.

현재 사업은 '개념설계(한화오션)'와 '기본설계(HD현대중공업)'를 마친 상태다. 다음 단계인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업체 선정을 두고 양사 간 갈등이 격화되며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기존 관행대로 기본설계를 수행한 업체가 후속 단계까지 맡아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한화오션은 과거 보안 사고 이력을 문제 삼아 경쟁입찰을 요구해왔다.

문제는 이러한 갈등이 장기화되는 과정에서 주무 기관인 '방위사업청'이 명확한 기준과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사실상 '뒷짐'을 지고 있었다는 지적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업계에서는 방사청이 양사 간 입장 차이를 조기에 정리하지 못하고 결정을 미루면서 사업 지연을 키웠다는 비판이 나온다. 민감한 방산 사업 특성상 정부 기조와 정치적 부담을 의식해 적극적인 판단을 미루는 이른바 '눈치보기'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특정 업체에 유리하거나 불리한 결정으로 비칠 가능성을 경계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책임 있는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시간만 지연시켰다는 오명을 벗기 어렵게 됐다. 결국 방사청은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지명경쟁입찰'이라는 전례 없는 방식을 꺼내 들었다. 이는 기존처럼 기본설계 업체에 수의계약을 주는 관행을 깨는 조치다. 하지만, 동시에 명확한 새로운 평가 기준을 다시 만들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결과적으로 의사결정 지연 끝에 나온 절충안이라는 점에서 사업 불확실성을 오히려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사의 입장은 여전히 엇갈린다. 한화오션은 경쟁입찰 요구가 일부 반영된 만큼 "결정을 면밀히 검토하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고, HD현대중공업은 "결정을 존중하지만 기존 원칙이 흔들린 점은 아쉽다"며 공정한 절차를 강조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방식 변경이 한화오션에 유리한 환경을 만든 것처럼 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실제 수주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 이미 기본설계를 완료한 HD현대중공업이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잠수함 성능개량 사업에서도 보안 감점에도 불구하고 수주에 성공한 전례가 있다는 게 예비역 해군 장성들의 전언이다.

다만 변수도 존재한다. 방사청이 지난해 HD현대중공업에 대해 보안 감점을 추가 연장하면서 관련 제재가 내년 12월까지 이어질 예정이어서, 이번 입찰 평가에 어떤 방식으로 반영될지도 불명확하다.

자주국방 핵심 사업의 정책 방향은 조기에 명확히 설정했어야 했다. 불필요한 갈등은 줄일 수 있었다. 방사청은 이제라도 공정하고 일관된 기준을 제시해 사업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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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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