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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강도’ 지출구조조정 나선 정부…“의무지출 포함·재량 감축치 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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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주 기자

승인 : 2026. 03. 30. 16:52

재량지출 감축 목표, 기존 10%에서 15%로 상향
'내년 400조원 돌파' 첫 의무지출 감축 방침
구조조정 방안 수립 시 민간 의견 적극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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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적극 재정 운용 기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예년보다 강도 높은 지출구조조정으로 가용 자원 확보에 적극 나선다. 재량지출 절감치 상향과 의무지출에도 손을 대는 한편, 전체 10%에 달하는 사업 수를 폐지해 국정 운영의 효율성을 개선한다. 특히 이 과정에서 민간 의견을 적극 반영, 국민 중심 재정운용으로의 전환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30일 기획예산처에 따르면 필수 소요를 제외한 '재량지출 15%·의무지출 10%' 수준의 감축이 2027년 예산안 지출구조조정 추진 목표로 설정됐다. 앞서 2019년을 제외하고 2017년부터 재량지출 10% 감축이라는 목표치가 이어져왔지만, 이번 정부에서는 이를 웃도는 수준의 절감 계획을 꺼내 들었다. 정부는 잠재성장률 반등을 위해 적극 재정의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전했지만, 국가재정 문제가 심화되면서 예년 이상의 지출 조정 기준을 세운 것이다.

박홍근 기획처 장관은 지난 23일 청문회 당시 "내년 예산부터 유례 없는 고강도의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하겠다"며 "이를 통해 전면적으로 재원을 마련하고 산업 대전환, 인구 구조 변화, 기후 위기, 지방 소멸, 양극화 등 5대 구조적 위기에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처음으로 의무지출에 대한 감축 목표를 내놓으며 전방위적인 재정 절감 기조를 강조했다. 기초연금 등 사회복지 급여와 지방교부세, 국채 이자 등이 해당되는 의무지출은 법률·법령에 근거하는 만큼, 그 규모를 줄이기 힘들었지만 증가 추세가 이어지면서 본격적으로 손을 대기로 한 것이다. 실제 '2025~2029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이 기간 사이 의무지출은 총지출(5.5%)보다 높은 연평균 6.3%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분석됐다. 또 2023년 의무지출의 비중이 재량지출을 넘어섰으며 2027년에는 4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첫 의무지출 감축에 맞춰 기획처는 각 부처에 입법조치와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예산안 요구서와 함께 제출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지출구조조정 기준 아래 폐지되는 사업 규모 역시 전체의 10% 수준으로 제시됐다. 이를 위해 통합 재정사업 성과평가를 거쳐 저성과 및 낭비성 사업을 발굴하겠다는 방침이다. 기획처는 사업 예산 요구 시 평가 결과를 반영, '감액' 단계에 해당하는 사업은 예산 10% 이상을 감액하고 '폐지' 단계인 사업에는 예산을 반영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밝혔다.

정부는 부처별 지출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민간 의견을 적극 반영할 예정이다. 그 일환으로 '국민참여예산' 플랫폼에서 접수되는 국민 제안을 최우선으로 반영하는 한편, 민간 전문가나 시민단체에서 제안한 방안을 검토한다. 이와 함께 민관 합동 지출효율화 태스크포스(TF)에서 발굴해낸 과제도 우선 검토해 2027년 예산안 요구 과정에 반영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의무지출 감축이 이뤄질 경우 복지지출 등의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지만, 정부의 이번 지출구조조정 기준에 보다 실용적인 재정 운용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김정식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정부가 적극재정의 기조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의무지출을 줄이는 것은 바람직한 선택"이라며 "고정된 비용을 줄여나가는 한편, 에너지분야 등 다른 사업에 대한 재정 투입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보다 효율적인 재정 운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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