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수색역’ 등 국내 복합개발 원가 상승 우려도
한화 ”중동 상황 면밀히 점검…환경·복합개발로 수익 구조 다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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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해 말 한화 건설부문 분사 이후 첫 재무 전문가 출신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김우석 대표이사의 리스크 관리 역량도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원전이나 주택 사업 물량을 완충재로 활용해 매출과 현금흐름을 방어하기에는 구조적 한계가 있는 만큼, 복합개발과 환경사업 등 성장성이 높은 분야에서 새로운 투자 동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구축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 건설부문의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고는 약 12조7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BNCP)를 비롯해 사회인프라(Social Infra), LPG 프로젝트 등 이라크 관련 수주잔고는 약 8조9000억원으로 전체의 70% 수준에 달한다. 회사가 중동 정세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비스마야 프로젝트는 2022년 이라크 정부의 공사대금 미지급 문제로 공사가 중단됐다가, 2024년 12월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와 변경 계약을 체결하며 사업 재개 기반을 마련했다. 현재까지 준공된 3만 가구를 제외한 7만 가구가 향후 시공 대상이다. 공사가 재개될 경우 약 8조9000억원의 잔고가 순차적으로 매출로 인식될 전망이다. 다만 사업 재개를 위한 최종 관문인 이라크 국무회의(COM) 승인이 아직 남아 있다.
문제는 이라크가 지리적·정치적으로 이란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이다. 중동 군사 충돌이 장기화할 경우 이라크 정부의 정책 결정 속도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승인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업계에서 나온다. 정세 불안이 길어질 경우 이라크 정부의 재정 여건에도 부담이 커지면서 향후 기성금 지급 속도에도 변수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국내 사업 여건도 녹록지 않다. 남아 있는 수주잔고 상당 부분이 대형 복합개발사업에 집중돼 있어 공사비 상승 압력에 직접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올해 1월 기준 건설공사비지수는 133.3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여기에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브렌트유 기준 국제유가가 개전 이후 40% 이상 상승하면서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부담도 커지고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이런 부담은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한화 건설부문이 추진 중인 주요 국내 프로젝트는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 수서역 환승센터 복합개발, 대전역세권 복합개발 등 조 단위 사업들이다. 이 가운데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사업은 공정률이 약 10% 수준이지만, 수서역 환승센터와 대전역세권 사업은 아직 착공 전 단계다. 착공 전이거나 초기 단계인 사업일수록 향후 공사비 상승분이 원가에 반영될 여지가 큰 만큼, 유가 상승세가 장기화할 경우 수익성 관리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2022년 분사 이후 처음으로 재무통 CEO 체제에서 맞이한 이번 위기가 김 대표의 리더십을 가늠할 시험대가 되고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김 대표는 30년 이상 한화그룹 전략·재무 부문을 거친 재무 전문가로, 그룹 내 자금 운용과 재무 전략을 총괄해 온 인물이다. 업계에서는 김 대표가 재무 건전성 강화와 수익 구조 안정화에 초점을 맞춘 경영을 펼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김 대표는 건설업계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원전 사업 참여가 제한적인 가운데, 전통적인 캐시카우인 주택 사업 역시 공격적으로 확대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만회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회사는 올해 총 4143가구 분양을 계획하고 있는데, 이는 지난해 공급 계획(4213가구)과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이 가운데 약 87%가 컨소시엄 사업으로 구성돼 있어 지분을 고려하면 실제 매출로 인식할 수 있는 물량은 약 2470가구 수준에 그칠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이번 위기가 오히려 사업 구조 전환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김 대표가 강조해 온 복합개발과 환경사업 확대 전략이 중장기적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에너지 가격 상승과 공급망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수처리와 폐기물 처리 등 친환경 인프라 투자 수요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한화 건설부문은 대전하수처리장 현대화 사업, 평택 통복 공공하수처리 사업, 춘천 하수처리장 사업 등 환경 인프라 프로젝트를 확보한 상태다.
한화 건설부문 관계자는 "현재 이라크 국무회의 승인을 긍정적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중동 상황에 따른 승인 일정 변동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국제유가 상승이 장기화할 경우 건설 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주요 원자재 가격 변동을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설계 최적화와 원가 관리 등을 통해 공사비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할 계획"이라며 "올해는 복합개발과 환경사업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에 집중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현금흐름과 수익성 중심의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구축하는 내실 경영에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