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사업 운영 건설사 경우 매출 확대·환헤지 효과도 일부
단, 환리스크 방어 전략 병행…파생상품 등으로 보완
국내 의존도 큰 중견·중소사 피해 집중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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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2원 오른 1519.9원에 개장했다. 장중에는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53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는 한 당분간 고환율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환율 상승은 고금리·고유가와 맞물리며 건설업계 전반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자잿값 상승이 공사비 인상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분양가 상승으로 번지는 '도미노 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다. 시멘트·철근 같은 국내 자재뿐 아니라 나프타·에틸렌 등 석유화학 기반 원료와 일부 설비·기자재의 수입 부담도 함께 커지는 구조다.
해외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일부 대형 건설사들은 환율 상승에 따른 매출 확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공사비를 달러나 현지 통화로 수취하는 구조가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발전소·플랜트 사업처럼 해외 생산 기자재 의존도가 높은 프로젝트는 환율 상승이 오히려 비용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그렇다고 고환율이 대형 건설사들에 마냥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외화 조달 비용과 원가 부담이 동시에 커질 수 있는 만큼, 대형사들도 수익성 악화를 막기 위해 각자 환리스크 방어 전략을 가동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외환 차손이나 외화 환산 손실은 일부 비용 항목에 반영되기 때문에 단순 지표만 보면 손실로 보일 수 있다"면서도 "해외 사업장은 매출 역시 달러나 현지 통화로 인식되는 만큼 이를 함께 감안하면 실제 영업 차원의 손익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마다 기준은 다르지만 환율 변동에 대응하기 위한 헤지 전략은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우건설은 환리스크 관리 기준을 명확히 두고 운영하고 있다. 보유 외화 자산과 부채의 환산 변동 폭이 연초 수립한 연간 영업이익의 3%를 초과하면 관리 대상으로 분류하고, 월 단위 모니터링을 통해 리스크를 점검하고 있다.
GS건설은 별도의 외환팀을 두고 전사 및 프로젝트별 환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 외환 거래와 환위험 측정·분석·보고를 수행하는 한편, 환율 동향을 상시 점검하고 분기별로 환노출 현황을 분석해 헤지 전략을 수립한 뒤 최고경영진에 보고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투기적 외환거래를 배제하고 실물거래 기반의 헤지 전략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사업부서의 외화 현금흐름을 자금그룹이 집계해 매칭·네팅 등 자연 헤지를 우선 적용하고, 추가 노출분은 선물환 등 파생상품으로 보완한다. 동시에 통화스왑, 금리선도, 금리스왑션 등 금융기법을 활용해 환율과 금리 변동 리스크를 함께 관리하고 있다.
삼성E&A는 외화 유입과 유출을 맞추는 방식으로 환 포지션을 최소화하고, 프로젝트별 현금흐름을 반영해 입찰 단계부터 환율 변동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또 수주 시점에 주요 기자재에 대해 선물환 계약을 체결해 환율 변동에 따른 손익 영향을 줄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까지 별도의 추가 조치는 없으며, 평소 선물환 헤지를 통해 환율 상승 영향은 제한적인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고환율 국면에서는 건설사 간 '체력 차이'가 수익성 방어 여부를 가를 가능성이 크다. 해외 사업 비중이 높고 환헤지 역량을 갖춘 대형 건설사들은 환율 상승에 따른 매출 효과와 리스크 관리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지만, 내수 의존도가 높은 중견·중소 건설사들은 부담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실제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수준으로 오를 경우 건설 부문 생산비용은 2023년보다 3% 이상 증가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이 정도 상승폭만으로도 중견·중소 건설사들의 수익성 방어가 쉽지 않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공사비 원가나 판관비 등 일부 제한된 영역에서만 비용 절감이 가능한 것이 현실"이라며 "수익성이 낮은 사업은 축소하거나 보수적으로 선별하는 식으로 외형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