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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같은 흐름은 글로벌 콘텐츠 시장의 구조 변화와 맞물린다. 서구 판타지 중심의 세계관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차별화된 문화적 배경을 가진 IP에 대한 수요가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K-콘텐츠 확산으로 한국적 정서에 대한 글로벌 수용성도 높아진 상황이다.
여기에 퍼블리셔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IP를 확보하려는 게임사들의 움직임도 맞물려 한국적 이야기를 기반으로 한 세계관 구축이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게임사들은 한국적 요소를 단순 배경으로만 구현하지 않고 게임 시스템과 서사, 비주얼 전반에 녹여내 이를 글로벌 이용자에게 익숙한 방식으로 재구성하려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일례로 크래프톤은 이영도 작가의 판타지 소설을 원작으로 한 '프로젝트 윈드리스'를 개발 중이다. 도깨비, 씨름, 윷놀이 등 한국 전통 요소를 게임 세계관 전반에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요소를 단순 설정이 아닌 게임 경험으로 확장하려는 방향이 특징으로 꼽힌다.
넥슨게임즈도 고전소설 '전우치전'을 모티프로 한 액션 어드벤처 '우치 더 웨이페어러'를 준비하고 있다. 조선 후기 배경에 요괴와 도술, 민속 신앙을 결합한 '조선 판타지 액션'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표방한 게임이다. 전통 서사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액션 중심의 글로벌 게임 문법을 적용해 글로벌 이용자층을 겨냥할 전망이다.
펄어비스도 도깨비라는 전통 설화를 소재로 한 차기작 '도깨비'를 준비 중이다. 지난 2021년 공개된 트레일러 영상에서는 캐릭터들이 사방치기와 연날리기 등 한국식 '추억의 놀이'를 즐기는 모습이 담겼다. 이러한 요소를 단순한 배경 연출이 아닌 게임 내 미션 형태로 구현한 점이 특징으로, 전통 놀이를 플레이 경험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다만 이 같은 시도가 곧바로 흥행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한국 고전이나 전통 설화를 전면에 내세운 게임이 글로벌 시장에서 뚜렷한 성공 사례를 만든 전례는 아직 드물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내 게임사들은 서구 판타지 기반 세계관이나 범용적인 장르 구조에 의존해 왔으며, 전통 서사를 본격적으로 게임화하는 시도는 최근에서야 늘어나고 있는 단계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흐름이 실험 단계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적 소재를 쓰는 것 자체보다, 이를 글로벌 이용자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설계하는 역량이 중요해진 시점"이라며 " '한국적 요소+글로벌 문법'이라는 조합을 통해 독자적인 IP를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낸다면 하나의 흥행 공식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