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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촉법소년 연령 하향 신중해야”…예방 중심 접근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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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승인 : 2026. 03. 31. 15:03

인권위 31일 촉법소년 연령 햐항 '신중' 성명 발표
소년범죄 증가·저연령화 사실관계 검증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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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 /아시아투데이DB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촉법소년 연령 하향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소년범죄 증가·흉포화 등의 근거가 과장됐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처벌 강화보다 사회적 안전망 확충과 예방 체계 구축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인권위는 31일 성명을 내고 "촉법소년 연령 하향 정책 도입은 매우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공론화 과정에서 통계와 제도 전반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의가 소년범죄의 근본 원인을 외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빈곤과 가정 해체, 방임·학대, 학교와 지역사회의 안전망 부족, 정신건강 지원 미비 등이 소년범죄의 주요 배경으로 지목되는 만큼 처벌 강화보다 예방 중심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돌봄과 교육, 복지, 정신건강 지원, 위기 가정 개입 등 종합적인 지원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소년사법 통계 체계 구축과 재사회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인권위는 촉법소년 연령 하향의 주요 근거인 소년범죄 증가와 저연령화 주장에 대해 사실관계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10여 년간 전체 소년범죄자 수와 비율은 감소하거나 정체된 흐름을 보여왔고 성인 범죄 대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것이 인권위의 주장이다.

특히 인권위는 "특정 시기와 연령대의 변화를 전체 구조적 증가로 일반화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며 "최근 일부 연령대에서 사건 수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인구 구조 변화와 신고·적발 방식, 범죄 유형 변화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범죄의 저연령화·흉포화 주장 역시 통계와 어긋나는 측면이 있다고 짚었다. 소년범죄의 주된 연령대는 여전히 16~18세에 집중돼 있고, 전체 범죄 가운데서는 절도 등 비교적 경미한 범죄 비중이 가장 크다는 것이다. 강력범죄 비율도 연도별로 등락을 반복해 왔다고 설명했다.

연령 하향이 범죄 억제 효과를 낸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봤다. 인권위는 덴마크의 사례를 들며 형사책임 연령을 낮춘 뒤 재범 증가와 교육 중단 등 부작용이 확인돼 다시 상향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또 형사책임 연령을 낮출 경우 조기 낙인 효과와 사회적 배제, 교육 기회 상실로 이어져 장기적으로 재범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 여러 연구에서 지적된다고 덧붙였다.

촉법소년이 사실상 처벌받지 않는다는 인식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현행 제도에서도 보호관찰, 시설 위탁, 소년원 송치 등 강도 높은 보호처분이 가능하고, 최대 2년까지 소년원 송치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인권위는 "촉법소년 연령 하향 문제는 단순히 처벌 수위를 높이는 방식으로 접근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소년범죄 예방과 재사회화를 위한 실질적 대책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인권위는 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의가 불거졌던 2007년과 2018년, 2022년에도 소년범죄 예방에 실효적이지 않고 국제인권 기준에도 어긋난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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