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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회장 3연임 제한법 재점화…‘이너서클 해체’ vs ‘기업 자율성’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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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아 기자

승인 : 2026. 03. 31. 16:53

연임 1회·총 6년 제한…겸직 허용 예외 삭제도
당국 특별결의 검토보다 강도 높은 직접 규제
입법 폐기 전례 속 재추진…금융권 평가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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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이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금융지주 회장 3연임 금지 및 임원 겸직 금지법 발의'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박서아 기자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을 제한하는 입법이 재추진된다. 과거 유사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가운데, 금융당국이 검토해 온 주주총회 특별결의 도입보다 강한 직접 규제가 제시됐다. 금융권에서는 이른바 '이너서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도입 필요성과 기업 자율성 저해 우려가 맞서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3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융지주회사 회장의 연임을 1회로 제한하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최고경영자(대표이사) 임기를 3년으로 하고, 1회만 연임하도록 해 총 재임기간을 6년으로 제한하는 것이 골자다. 금융지주회사 및 여신전문금융회사 상근임원의 겸직 허용 예외를 삭제하는 내용도 담겼다.

신 의원은 "금융지주회사는 특정 개인의 권력이 장기 점유되는 구조로 변질됐다"며 "회장이 이사회를 구성하고, 그 이사회가 다시 회장을 선임하는 구조는 셀프 재생산 시스템"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시장이 스스로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제도로 바로잡는 것은 관치가 아니라 국가의 책무"라고 말했다.

이번 입법은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지배구조 개선 방안보다 강도가 높다.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지주를 겨냥해 "부패한 이너서클"이라고 비판한 이후, 금융당국은 '지배구조 선진화 TF'를 통해 연임 안건을 특별결의 대상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반면 이번 법안은 연임 횟수 자체를 제한하는 직접 규제를 도입했다.

국회에서는 이미 유사한 입법 시도가 이어져 왔다. 박용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22년 금융지주 대표이사의 연임을 1회로 제한하고 총 재임 기간을 6년으로 묶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김한정 전 의원도 2021년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독립성을 강화해 '셀프 연임'을 차단하는 법안을 내놓았다. 다만 해당 법안들은 본격적인 논의에 이르지 못하고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법안을 두고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지배구조 개선 필요성과 기업 자율성 저해 우려가 충돌한다는 것이 그 이유다.

직접 제한을 통해 권한 집중을 완화해야 한다는 찬성 의견도 있다. 손재성 숭실대 회계학과 교수는 "지금까지 금융지주 회장 체제는 전문성보다 파벌 중심으로 운영되는 경향이 있었다"며 "연임을 제한하면 임원 인사도 함께 순환되면서 세력 집중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칙적으로는 주주들이 결정하는 특별결의 방식이 바람직하지만, 현실적으로 회장이 주주총회에 영향력을 행사해 온 상황에서는 제도 취지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기업 자율성 저해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법안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일률적 제한보다는 주주총회 등의 견제 장치를 통해 시장 판단에 맡기는 방식이 바람직하다"며 "정량적 규제보다 투명한 의사결정 절차와 이사회·주주의 실질적 감시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이 균형 잡힌 접근"이라고 말했다.
박서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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