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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건비 1조원에 고심깊은 미래에셋증권… 인력 군살빼기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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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서영 기자

승인 : 2026. 03. 31. 19:21

본사 관리·지원 인력 상당… 인건비로만 1조 1300억원
고연령·고임금 원인엔 시니어급 부장들
올 초 '전직 지원 프로그램'시행에도 지원자 미미
희망퇴직 가능성도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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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그룹이 증권의 인력 구조조정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과거 미래에셋증권은 소수정예로 운영되던 중형 증권사였지만, 대우증권과의 합병 이후 유휴 인력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서다. 당시 미래에셋증권의 여의도 본사에는 '바늘 없는 시계탑'이 세워졌는데, 외부에는 '장기투자를 하라'는 의미였으나 내부적으로는 '시간에 구애받지 말고 일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정도였다.

합병한 지 약 10년이 다 되어가는 현재까지 이같은 고민이 이어지고 있는 배경은 세 차례의 희망퇴직에도, 여전히 고질적으로 문제가 되는 '시니어급 부장들'이 남아있어서다. 특히 지난해 미래에셋증권은 인건비로만 1조원 넘게 지출해, 주요 증권사 중에서도 가장 높은 비용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내부에선 고연령·고임금 문제로 지적되는 '시니어급 부장들'을 두고 고심에 빠졌다.

실제 올 초 미래에셋증권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두 가지 방안을 시행했다. 먼저, 수석-선임-매니저로 나뉘던 직급 체계를 수석-책임-매니저로 개편했다. 부장급과 차장, 과장급을 수석매니저로 통합해 직위나 연차 대신 성과 기반 보상 체계로 전환하겠다는 취지다. 이렇게 되면 더 이상 승진이 어려운 부장급들의 직급을 통합해 연봉 등을 관리할 수 있게 된다는 장점이 있다.

이외에도 본사 관리 직군에 남아있는 시니어 부장급, 즉 만 50세 이상부터 임금피크제 대상자인 만 55세까지 '조기 전직지원 프로그램' 신청을 받았다. 임금피크제에 돌입하기 전에 회사를 일찍 떠나라는 의미다. 다만 신청자가 많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문제 해결이 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올 초 만 50세 이상~만 55세 미만 직원들을 대상으로 '조기 전직 프로그램' 신청을 받았다. 통상 임금피크제 대상 나이인 만 55세가 되면 명예퇴직 여부를 선택하게 되는데, 이번 '조기 전직 프로그램'은 만 50세 이상 직원들부터 퇴직 처리를 일찍 해주기 위한 스팟성 구조조정 조치다. 잔여 연봉을 일시금으로 지급해 회사의 고연령·고임금 직원들을 일찍 퇴직시키기 위한 취지였다. 다만 해당 시스템에 지원한 직원은 많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명예퇴직 대상자보다 더 낮은 연령에도 퇴직 기회를 줌으로써, 인력 구조를 탄력적으로 가져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이 이런 시스템을 시행하게 된 배경은 다른 증권사 대비 많은 인력과 그에 따른 비용이 상당해서다. 과거 대우증권과의 합병으로 인력이 약 4000명까지 불어났으나 2019년과 2022년, 2023년 희망퇴직을 시행하면서 현재 3310명(작년 말 기준)까지 줄었다. 하지만 연차가 높은 직원들이 늘어나면서 매년 빠져나가는 인건비는 급증세다.

실제로 미래에셋증권은 주요 증권사들 중에서도 가장 늙은 조직에 속한다. 지난해 미래에셋즉원 임직원 근속연도는 15.75년으로 주요 증권사(미래·한국투자·NH투자·삼성) 중 제일 높았다.

고연령·고임금 직원들이 늘어나면서 작년 미래에셋증권의 총인건비는 1조 1329억원으로 2024년 8711억원보다 30.05%(2618억원) 증가했다. 임금은 2024년 7417억원에서 작년 9665억원으로 30.31%(2248억원), 복리후생비는 839억원에서 1060억원으로 26.34%(221억원) 늘었다. 여기에 해고급여비용 137억원 발생했다.

연간 급여액으로만 따져보면 NH투자증권이 5740억원으로 가장 높지만 복리후생비와 퇴직금 등이 포함된 인건비는 미래에셋증권이 가장 높다. NH투자증권의 작년 인건비는 8456억원으로 전년 대비 18.47%(1318억원) 증가했다. 이중 임금은 2024년 5484억원에서 작년 6409억원으로, 복리후생비는 1200억원에서 1400억원으로 각각 16.9%, 16.7% 늘었다.

작년 당기순이익 2조원을 넘어서면서 증권사 실적 1위를 달성한 한국투자증권도 미래에셋증권보다 인건비는 낮았다. 작년 한국투자증권의 총인건비(급여+퇴직급여+복리후생비 등)는 8421억원으로,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미래에셋증권은 현재 희망퇴직 등의 방안도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른 직원들 대비 생산성이 떨어지는 시니어급 부장들, 특히 WM(자산관리) 부문에 포진해 있는 인력들의 효율화가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내부 관계자는 "과거 대우증권과의 합병으로 다른 증권사보다 인력이 많은 만큼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면서 "AI(인공지능)이나 디지털 체계 도입으로 생산성이 떨어지는 직원들을 효율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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