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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韓 도움 안 됐다” 트럼프 질타… 한미동맹 적극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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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4. 03. 00:01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저녁 연설에서 이란전쟁 및 호르무즈해협 관리와 관련해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이란의 '핵 개발 능력 무력화'라는 전쟁 목표를 거의 달성했다고 선언하면서도 "앞으로 2~3주 (이란에) 극도로 강력한 타격을 가해 석기시대로 돌릴 것"이라고 했다. 이란이 빨리 미국이 원하는 종전 협상에 나오라는 최후통첩이다. 아울러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석유를 수입하는 나라들에 "스스로 (석유를) 가져가고 지키라"고 재차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연설에 앞서 백악관 오찬 행사에서 정작 해협 보호를 위한 파병 요청에는 협조하지 않는 한국, 일본, 중국 등을 지목하며 공개적인 불만을 쏟아냈다. 특히 한국을 향해 미국이 핵 무력 바로 옆이라는 위험한 지역에 수만 명의 미군을 주둔시키고 있음에도 "한국이 도움이 되지 않았다"면서 직격했다. 우리로서는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발언이다.

미국이 이란에 대해 '장대한 분노'라는 전대미문의 폭격을 퍼부은 배경에는 9·11 테러라는 뼈아픈 역사가 자리 잡고 있다. 9·11 이후 미국의 안보 전략은 '테러 집단과 대량살상무기(WMD)의 결합'을 차단하는 것으로 완전히 재정의되었다. 미국은 이란을 세계 최대의 테러 지원국으로 보며, 이란이 핵을 가질 경우 그 기술이나 물질이 알카에다 같은 테러 집단에 흘러들어 가는 시나리오를 가장 경계한다.

9·11 조사위원회 보고서 등에 따르면 이란은 과거 알카에다 요원들의 이동을 방조하거나 협력한 정황이 있다. 미국으로서는 테러 지원국의 핵 보유는 9·11 이상의 공포를 의미한다. 미국 트럼프 정부가 이란 핵을 단순한 지역 패권 문제를 넘어 절대 용인할 수 없는 '생존의 레드라인'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에 대한 불만이 단순히 수사적인 위협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데 있다. 만약 우리가 동맹으로서 신뢰와 의무를 다하지 않는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철수 이슈와 30~40%에 달하는 고율의 관세 부과 등의 논의를 재점화시키고 그것이 우리 경제와 안보에 치명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냉엄한 국제 질서 속에서 한미동맹의 균열은 대한민국을 매우 위태롭게 할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민국 정부는 한미 간의 신뢰를 강화하는 대원칙을 확고히 하고 실질적인 행동에 나서야 한다. 일본 등 다른 동맹국들과 보조를 맞추면서도 한발 앞서 미국과의 동맹 관계를 한층 돈독히 해야 한다. 안전한 항행이 보장되지 않는 중동에 편중된 원유 수입 구조를 세계 최대 산유국 미국으로 과감히 전환하는 것도 그런 실천일 것이다. 이는 에너지 공급을 안정시켜 널뛰기를 반복하는 금융 시장의 안정화에도 기여할 것이다.

이제 한미동맹의 강화는 단순한 혈맹으로서의 도리 차원을 넘어 엄혹한 신냉전의 시기에 대한민국의 생존과 번영이 걸린 일이 됐다. 미국이 대한민국에 등을 돌린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안보와 경제 모두 재앙을 면치 못할 것이다. 이 점을 정부가 한시도 잊지 말아야 한다. 정부가 격랑의 국제 정세 속에서 미국과의 관계 강화를 통해 국가의 안위와 경제적 안정을 지켜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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