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 중심 상권에 패션·뷰티 유입
공실 20여곳 채우며 유동인구 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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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성동구 서울숲 아뜰리에길. 평일임에도 골목 한편에 200명이 넘는 대기 줄이 늘어섰다. 무신사가 추진 중인 '서울숲 프로젝트'의 마케팅 행사인 '다시, 서울숲' 캠페인의 일환으로 마련된 팝업이다. 가수 코드쿤스트가 직접 커피를 내려주면서 방문객들이 몰렸다.
'다시, 서울숲' 캠페인은 서울숲 일대 24개 매장을 돌며 QR코드를 찍고 스탬프를 모으는 참여형 이벤트다. 스탬프 4개를 채우면 무신사가 오리온과 협업한 '오!감자'를 받을 수 있고 추가 경품 응모 기회도 주어진다. 스탬프를 채우려면 골목 곳곳을 돌아다녀야 한다.
친구와 함께 왔다는 20대 여성 유 모씨는 "와보니 마침 무신사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며 "어차피 아뜰리에길에 있는 매장들을 하나하나 구경할 생각이었는데, 동선이 딱 겹쳐서 참여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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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현장의 열기는 주변 상인들도 고스란히 체감하고 있었다. 커트러리 브랜드 '사브르파리' 매장 관계자는 "원래는 매장 카운터에 QR코드를 비치하려고 했는데, 행사 시작과 동시에 손님이 너무 몰려서 외부로 옮겨놔야 했다"며 "강남에도 매장이 있지만, 확실히 이곳 상권에 젊은 고객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불과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 일대에서 이런 풍경은 낯설었다. 카페와 음식점이 중심인 식음료(F&B) 상권으로, 방문객 대부분이 식사나 커피 소비 후 바로 이동해 체류 시간이 짧았다. 실제 서울숲 카페거리에는 커피·음료 매장 35곳, 외식업종 91곳이 밀집해 있으며, 지난해 2분기 폐업률도 3.5%로 서울시 평균(2.5%)을 웃돌았다.
무신사는 이 같은 구조적 한계를 기회로 봤다. 이미 연무장길은 유동 인구와 임대료가 모두 포화 상태에 가까운 반면, 서울숲은 유동과 체류가 모두 낮은 '비어 있는 시장'에 가깝기 때문이다. 서울시 상권분석서비스에 따르면 이 일대 일평균 유동 인구는 3086명으로, 연무장길이 위치한 성수 카페거리(1만1880명)의 약 4분의 1 수준이다. 도보 15~20분 거리임에도 상권 활성화 정도는 확연히 갈렸다.
이를 위해 무신사는 지난해 일대 공실 20여 곳을 직접 임대했다. 이후 브랜드에 재임대하는 방식으로, 이들의 권리금 부담 등을 낮춰 오프라인 진출을 도왔다.
골목 안쪽으로 들어서자 오프라인에서 쉽게 보기 어려웠던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눈에 띄었다. 여성 고객들에게 인기가 높은 '제네럴아이디어'와 '룩캐스트' 매장이 이어졌고, 무신사와 손잡고 첫 오프라인 매장을 연 '해브어웨일'도 자리 잡았다. 이들은 모두 최근 2개월 사이에 입점한 곳들로, 비어 있던 상권이 패션 콘텐츠로 빠르게 채워지는 모습이다.
현장에서 만난 여성 패션 브랜드 '유르트'의 김영민 실장은 "성수나 한남동은 임대료 부담이 커 오프라인 진출을 고민하고 있었는데, 무신사가 공간을 제안해 준 덕분에 상대적으로 장벽이 낮은 서울숲에 입점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날 매장 내부는 QR 이벤트를 통해 유입된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브랜드가 제공하는 각인 서비스를 체험하며 오랜 시간 머무르는 등 이벤트 효과가 고스란히 체감됐다.
아뜰리에길의 공간 구조도 영향을 미쳤다. 대형 공장형 건물이 많은 연무장길과 달리, 이 일대는 다가구 주택 중심으로 형성돼 매장 규모가 작고 초기 투자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다.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입점에 유리한 환경이라는 평가다.
물론 현장을 둘러보면 여전히 빈 상가가 눈에 띈다. 하지만 무신사는 올해 총 20여 개 브랜드를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이달부터 무신사의 모자 편집숍 '백앤캡클럽', 신발 편집숍 '무신사 런', 키즈 편집숍 '이구키즈', 자체 뷰티 브랜드 '오드타입' 등이 순차적으로 들어설 예정이다.
무신사는 서울숲 상권 확장으로 '성수=무신사'라는 이미지를 공고히 하는 것이 목표다. 무신사 관계자는 "캠페인을 통해 방문객들이 골목 구석구석을 탐험하며 보고, 즐기고, 경험하는 콘텐츠가 풍성한 거리로 서울숲길의 정체성을 재정립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성수 상권의 확장 실험이 조용했던 서울숲 골목을 바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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