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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주 퇴출 엄포에 주식병합 22배 늘었지만…10곳 중 7곳 여전히 ‘1000원 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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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 기자

승인 : 2026. 04. 05. 17:53

154곳 중 145곳 동전주
46곳 ‘500~700원 병합’
107곳 여전히 1000원 미만
GettyImages-a14530815
/게티이미지뱅크
정부가 오는 7월부터 동전주에 대한 상장폐지 기준을 낮추면서 올해 상장사들의 주식병합이 전년 대비 22배 급증했다. 제도 시행 이후 주가가 1000원 미만인 상태가 지속되면 퇴출될 뿐만 아니라, 액면병합 후에도 주가가 액면가에 미달할 경우 상장폐지 대상에 포함하는 등 우회 경로까지 차단하기로 하자 기업들이 선제 대응에 나선 모습이다.

다만 병합 이후에도 상당수가 1000원 선을 회복하지 못하면서 형식적 대응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 2일부터 4월 3일까지 주식병합을 공시한 상장사는 총 154곳으로 집계됐다. 이 중 코스닥 상장사는 119곳, 코스피 상장사는 35곳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7곳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약 22배 증가한 수준이고, 지난해 연간 기준(17곳)과 비교해도 9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전체 154곳 가운데 145곳이 동전주로 나타나면서, 이번 주식병합 증가가 정책 대응 성격이 강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병합 이후에도 시장 반응은 냉담하다. 지난 3일 기준 주가가 1000원을 밑도는 기업이 107곳(69.5%)에 달해, 상당수 기업이 여전히 저가주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 중 46곳은 액면가 1000원이 아닌 500~700원에 머무는 액면병합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전주는 주가가 1000원 미만으로 거래되는 저가 주식을 의미한다. 최근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자본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부실기업에 대한 상장폐지 문턱을 대폭 낮추면서, 주가 1000원 미달 종목들이 시장 내 구조조정의 핵심 대상으로 부각됐다. 주식병합은 여러 주식을 합쳐 발행주식 수를 줄이고 그 비율만큼 주당 액면가와 주가를 높이는 방식으로, 기업의 주가를 상향 조정하는 효과가 있다.

개별 사례에서도 시장의 냉담한 기류는 뚜렷하다. 서울식품공업은 지난달 20일 10대 1 액면병합(100원→1000원) 결정을 공시했으나, 공시 당일 208원이던 주가는 이달 3일 170원까지 하락했다. 병합 절차가 완료되기 전임에도 주가가 공시 시점 대비 약 18% 하락한 것은 기업가치 개선에 대한 시장 신뢰가 제한적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전환사채(CB) 행사 등으로 주식 수가 늘어나는 수급 부담까지 겹치며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주식병합 급증을 기업들의 '생존 전략'으로 보면서도 실효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주식병합은 주가를 형식적으로 조정하는 수단에 불과해, 기업의 펀더멘털 개선이 동반되지 않을 경우 시장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에 주식병합을 추진하는 기업 중 일부는 주주총회에서 병합안이 부결되거나 철회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계기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상장폐지 요건 강화를 출발점으로 삼되, 경쟁을 촉진해 생산성이 낮은 기업을 시장에서 퇴출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자금조달의 목적성과 투명성에 대한 외부 감시 체계도 함께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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