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동물 체험 '해피초원목장', '제이드가든' 관광공사 선정 '강소형 잠재관광지' 실레마을 레고랜드 '고 풀 닌자' 외국인 관광객 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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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공지천과 의암호 수변 풍경. / 이장원 기자
요즘 여행에 도가 튼 여행 박사들이 많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어디에 좀 가고 싶은데 잘 모를 때는 생성형 인공지능(AI)에게 묻는 것이 가장 무난한 방법이다. 봄나들이를 계획할 때도 마찬가지다. 학교 다니느라, 일하느라 봄나들이를 즐겨보지 않았다면 챗GPT나 제미나이의 답변을 참고해 행선지를 정하는 것이 속 편하다. 이들 AI에게 수도권에서 멀지 않은 봄나들이 장소를 물어보니 강원도 춘천시가 자주 등장한다. 세부 목적지도 대동소이한데 '떠오르는 여행지'들이 눈에 띈다. 평소 믿고 의지하는 AI이지만 처음 가는 곳이라면 그 곳의 가치에 대한 의구심은 생긴다. 그저 속는 셈 치고 가보기로 한다.
◇ 해피초원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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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초원목장 포토존에서 바라본 춘천호. / 이장원 기자
춘천의 해피초원목장이란 곳이 눈에 들어온다. 아는 사람은 다 아는 곳으로, 떠오르고 있는 여행지라고 할 수 있다. 이곳은 7만평 규모의 한우 체험 농장이다. 초행길이라면 주차장까지는 볼 게 있을까 싶은 의구심이 든다. 하지만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긴장이 풀린다. 미국 드라마에서 봤던 이국적이면서도 평화로운 농장이 눈앞에 펼쳐진다. 넓고 푸른 초지와 숲이 어우러져 봄 내음을 전한다. 무엇보다 동물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추천할 만 하다. 소, 양, 토끼, 염소 등 순할 것만 같은 초식 동물들과 차례로 만난다. 흔히 볼 수 없는 당나귀도 있다. 먹이주기 체험을 할 수 있다. 토끼 먹이는 매표소에서 제공하고, 소 먹이 등은 축사 앞에 마련돼 있다. 소에게 먹이를 주면 대체로 잘 먹는 것으로 보인다. 가끔 재미있다고 과하게 먹이를 주는 아이들이 있는데, 목장에서는 방문객들이 주는 양을 고려해 소의 영양 상태를 관리한다고 한다. 양과 염소가 있는 곳을 지나 잠시 산길을 오르면 '포토존'에 이른다. 평소에 운동을 전혀 하지 않는 사람은 약간 숨이 찰 수 있다. 포토존에서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춘천호의 모습이 아늑하다. 계절에 따라 달라질 경치가 궁금해져 재방문 의사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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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초원목장의 양들. / 이장원 기자
◇ 제이드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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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드가든 입구의 정원. / 이장원 기자
봄 하면 꽃구경이다. 춘천 꽃구경도 속는 셈 치고 AI를 믿어보기로 한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곳이 제이드가든이다. 약 16만㎡ 면적에 자연 지형을 원형대로 유지해 꾸민 테마 정원이다. 봄에는 목련과 벚꽃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4월 초순에서 중순으로 넘어가면서 목련이 먼저 피고 벚꽃이 따라 핀다. 봄꽃 구경은 가을 단풍만큼이나 시기를 맞추는 것이 중요한데, 올해 제이드가든의 벚꽃은 춘천 시내보다는 며칠 가량 늦은 흐름이라고 한다. 서울에서 이미 만개한 벚꽃을 살짝 놓쳤다면 바로 제이드가든으로 향해 볼 수 있다. 수선화가 놓인 입구의 정원부터 굉장히 이국적이다. 산책길을 따라 가면 나오는 이끼원은 영화 '반지의 제왕'의 배경을 떠올리게 한다. 4월을 지나 5월로 가면 튤립이 기다리니 시기에 맞춰 꽃들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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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드가든 큰별목련. / 이장원 기자
◇ 실레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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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문학촌. / 이장원 기자
AI 정보보다 공신력 있는 기준에 근거한 춘천의 떠오르는 여행지에도 가보기로 한다. 실레마을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2026년 강소형 잠재관광지 9곳 중 하나다. 아직 널리 알려지진 않았지만 독특한 매력과 성장 가능성을 갖춘 곳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실레마을은 일제강점기 때 소설가 김유정의 고향이다. 경춘선 김유정역이 있어 접근성이 좋다. 현재 역 옆에는 옛 김유정역이 있고 길 건너에는 김유정 문학촌과 춘천 문학로드가 조성돼 있다. 마을 전체가 과거에 대한 향수를 자극한다. 김유정 문학촌에 들어서면 소설 '동백꽃'의 장면을 재현한 곳이 있는데 국어 시험 보느라 외웠던 기억이 떠오른다. 중고등학교 시험에는 나오지 않았던 김유정과 명창 박녹주의 관계 등도 돌아볼 수 있는 자료들이 있다. 김유정 소설의 동백꽃이 흔히 아는 동백이 아니라 이 지역의 생강나무라는 사실도 이제야 깨닫는다. 박식한 이들은 다 알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에겐 속는 셈 치고 떠난 봄나들이로 얻는 또 다른 마음의 양식이다. 이야기집에서도 그의 작품과 문학 세계를 둘러볼 수 있다. 이곳을 포함해 주변 카페와 책방 등 조용히 책 읽기 좋은 곳이 많다. 실레책방이라는 독립 서점도 있는데 소셜미디어에서 유명하다. 주인이 가게를 지키는 듯 안 지키는 듯 하는데 그냥 편하게 책을 봐도 된다는 증언이 있다. 40대 이상이라면 추억에 잠기는 옛날 시골 초등학교의 어느 공간과 같은 느낌도 준다. 관광공사는 '디지털 관광주민증', '여행가는 달' 등을 통해 강소형 잠재관광지의 활성화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올해는 실레마을 등 3곳을 대상으로 빅데이터 컨설팅을 통해 마케팅 전략 수립을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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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레책방. / 이장원 기자
◇ 레고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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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랜드 닌자고 구역. / 이장원 기자
춘천 하중도에 위치한 가족형 테마파크인 레고랜드는 최근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일 기준 레고랜드 호텔은 운영 객실 97개 중 35개에 외국인이 묵어, 외국인 투숙객 비율이 36%가 넘기도 했다. 레고랜드 관계자는 "올해 들어 외국인 투숙객이 크게 증가했다"며 "홍콩과 대만 등 중화권에서 오는 방문객들이 급격히 많아졌다"고 전했다. 특히 한국에 상주하지 않는 순수 여행객들이 레고랜드를 찾고 있어 레고랜드가 방한을 이끄는 요소로도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올봄 레고랜드는 인기 IP(지식재산권) 닌자고를 테마로 한 새 시즌 '고 풀 닌자'를 진행 중이다. 벚꽃을 장식으로 꾸민 닌자고 구역이 봄 시즌의 메인 구역이다. 지난 도입된 어트랙션 '스핀짓주 마스터'가 백미다. 아이들을 위해 왔지만 자칫 지루함을 느낄 수 있는 어른들에게도 충분한 '스릴'을 제공한다. 한국의 명소를 레고로 재현한 미니랜드에서 닌자고 캐릭터들을 찾아보는 것도 한 재미다. 난도가 높진 않은데 인내심은 요구된다. 각 재현 명소당 캐릭터 하나가 숨어 있다고 보면 된다. 레고랜드는 캐릭터 6개를 모두 찾아 인스타그램에 올리면 선물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레고랜드 호텔은 주중(월~목) 24시간 머물 수 있는 '24시간 스테이'와 파크를 이틀 이용할 수 있는 '세컨 데이 프리' 등 패키지도 운영한다. 오는 5월 16일에는 '2026 레고랜드 런'이 열린다. 러닝 애호가들은 하중도 일대에서의 봄 러닝을 계획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