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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농업 연구개발, ‘기술개발’에서 ‘현장체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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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4. 08. 18:14

(아시아투데이) 사동민 석좌교수 사진
서동민 충북대학교 석좌교수
기후위기와 글로벌 공급망 불안, 인공지능(AI) 기술의 확산은 농업의 본질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농업은 더 이상 단순한 생산 산업이 아니라 식량안보를 책임지는 국가 전략산업이자 첨단기술이 융합되는 미래 산업으로 재편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농업 연구개발(R&D)의 방향과 역할에도 근본적인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농업 연구개발 정책은 디지털 전환, 그린바이오, 기후위기 대응, 식량주권 확보를 중심으로 보다 입체적인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농촌진흥청의 2026년 농업과학기술 중장기 연구개발 계획은 기존의 정책 방향을 넘어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는 실행 중심 전략으로 구체화되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연구개발이 개별 과제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실증과 확산까지 연결되는 구조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한 진전이다.

디지털 농업 분야에서는 AI와 데이터 기반 기술이 현실적인 적용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 생육 상태를 정밀하게 진단하고 병해충 발생을 예측하며 농작업을 자동화하는 기술은 이미 현장 실증을 통해 농가에 확산되고 있다. 이는 노동력 부족 문제를 완화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동시에 농업의 구조적 혁신을 이끄는 핵심 기반이 될 것이다.

그린바이오 분야에서도 변화가 뚜렷하다. 유전자원 관리, 디지털 육종, 기능성 소재 개발은 농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연구개발이 단순한 기술 축적을 넘어 산업화와 연결되려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후위기 대응과 식량주권 확보를 위한 연구도 한층 구체화되고 있다. 기후적응형 품종 개발, 병해충 대응 체계 고도화, 저탄소 농업기술 확산 등은 지속가능한 농업 체계 구축을 위한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이러한 기술들이 현장 실증을 통해 농가에 직접 적용되고 있다는 점은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는 중요한 변화다.

또한 지역농업의 활력 제고와 농촌 공간의 기능 확장을 위한 연구도 병행되고 있다. 지역 맞춤형 농업 모델 개발, 농업인의 작업 안전과 복지 향상, 농촌 자원의 가치 창출은 농업을 지역사회와 긴밀히 연결된 산업으로 재정의하는 시도라 할 수 있다. 여기에 글로벌 협력 확대를 통한 기술 경쟁력 강화 역시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는 남아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기술을 얼마나 개발했는가가 아니라, 그 기술이 현장에서 얼마나 활용되고 변화를 만들어내는가이다. 그동안 농업 연구개발은 상당한 성과를 축적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체감되는 변화는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기술과 현장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현장에서 바로 적용 가능한 문제 해결형 연구를 강화하는 한편, AI·바이오 기반의 미래 대응 기술 개발을 균형 있게 추진해야 한다. 또한 연구개발이 단일 기관 중심에서 벗어나 민간, 지방정부, 타 부처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하는 개방형 생태계로 확장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협력 구조가 구축될 때 기술의 확산과 지속적인 성과 창출이 가능해질 것이다.

농업 연구개발은 새로운 전환점에 서 있다. 이제 '무엇을 개발할 것인가'보다 중요한 것은 '현장에서 얼마나 활용되고 변화하게 할 것인가'이다. 기술 중심의 접근을 넘어 현장 중심의 성과 창출로 나아갈 때, 농업 R&D는 비로소 국민이 체감하는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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