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둔 헝가리, EU 정책 추진에 연이어 제동
프랑스·벨기에 등은 각국 이익 위해 거부권 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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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외교관, 공직자, 입법자 등 전문가 9명은 EU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900억 유로(약 155조원) 대출 승인,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내 극단적 성향 정착민들의 폭력에 대한 제재 부과, 러시아를 겨냥한 조치 등 다수의 사안에 관해 회원국들의 의견을 통일시키지 못해 시스템이 마비된 상태라고 지적했다고 7일(현지시간)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그들은 중동의 갈등이 고조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며 미국과 유럽 간 긴장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EU가 지정학적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스스로를 고립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독일과 스웨덴을 중심으로 이런 교착 상태에 대한 불만이 공개적으로 표출되고 있다. 이들 그룹은 EU 내 단일 국가가 특정 정책 추진을 중단시킬 수 있도록 한 '국가별 거부권'을 대폭 제한하거나 완전히 폐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요한 바데풀 독일 외무부 장관은 지난 4일 독일 푼케 미디어 그룹 인터뷰에서 "EU가 국제적으로 더 잘 행동하고 진정으로 성숙한 주체가 되기 위해 이번 회기 종료 전에 외교 및 안보 정책에서 만장일치 원칙을 폐지해야 한다"며 "최근 몇주간 우크라이나 지원과 러시아 제재를 통해 얻은 모든 경험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주장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지난달 "외교 정책 결정을 내릴 때 '가중다수결' 투표를 하는 방식을 도입하는 방안이 정상들 사이에서 다시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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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국들은 EU의 외교 정책이 단일 국가의 정치 상황에 따라 좌우될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외교관들은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올해 연임에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EU가 만장일치 투표 방식을 유지하면 어떤 국가든 특정 정책 추진에 제동을 걸 수 있기 때문에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유럽의회 외교위원회 위원인 나초 산체스 아모르 스페인 사회당 의원은 폴리티코에 "우리의 의사 결정 방식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매달 이런 경향을 부각하는 새로운 사안이 발생하고 있는데 우리는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만장일치제 유지를 주장하는 회원국들도 있다. 프랑스, 벨기에 및 소규모 국가들은 일방적인 의사 결정을 우려해 자국의 국익에 핵심적인 기능을 하는 거부권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바르트 더 베버르 벨기에 총리는 지난달 브뤼셀에서 기자들에게 "지금 유럽의 만장일치 규칙에 대한 논쟁을 시작하는 것은 상황을 가장 빠르게 심각한 위기로 몰아넣는 길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