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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값에 팔린다”… 동남아 마약조직 ‘놀이터’된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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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준 기자

승인 : 2026. 04. 08. 17:57

국정원, 마약 총책 태국인 검거
국제우편 등 통해 국내로 유통
'캄보디아 마약왕'도 송환 추진
국가정보원은 7일 태국 마약통제청(ONCB)이 긴급히 검거를 요청해온 국제 마약조직 총책 태국인 T(43)씨를 법무부·경찰과 함께 서울 강남의 호텔에서 전날 붙잡아 이날 오전 태국으로 추방했다고 밝혔다. /제공=국가정보원
높은 마약 단가를 형성하고 있는 국내 시장을 겨냥해 동남아 현지에서 집중적으로 마약이 생산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 동남아시아를 거점으로 마약을 국내에 유입시켜 온 거대 유통책들이 속속 드러나면서부터다. 이들은 한국을 유통의 '허브'로 삼고 다량의 마약을 공급하고 있다.

국제 마약조직 총책인 태국인 A씨가 지난 6일 서울 강남 소재 호텔에서 국가정보원(국정원)에 검거됐다. A씨는 25년간 태국 등 여러 국가를 대상으로 필로폰 11.5t을 유통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국내 필로폰 압수량(376㎏)의 30배에 이르는 규모로, 3억8000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이와 함께 야바(필로폰에 카페인을 추가한 알약 형태의 클럽 마약) 2억7100만정, 케타민 5t 등 모두 18조8000억원에 해당하는 마약이 A씨를 통해 유통됐다. 단일 조직 유통량으로는 전례를 찾기 힘든 수준이다.

국정원에 따르면 동남아에서 생산된 마약은 사람이나 국제우편 등을 통해 국내로 유통되고 있다. 미얀마 샨주에 위치한 '골든 트라이앵글'은 세계적인 필로폰 생산지로 알려져 있다.

골든 트라이앵글은 태국, 미얀마, 라오스 등 동남아 3국이 접하는 산악지대인데, 이곳에서 생산된 마약은 태국과 라오스를 비롯해 캄보디아,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인근 국가를 거쳐 전 세계로 유통되고 있다.

특히 동북아를 겨냥한 동남아 현지 필로폰 생산은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마약 시장의 경우 높은 수준의 가격대가 형성돼 있어 동남아 마약조직의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다는 게 국정원의 설명이다.

한국을 비롯한 동북아 지역에서 필로폰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데다 자국 내 단속을 강화하는 상황과 맞물려 필로폰 등 마약 유통이 동북아 지역으로 향하고 있다. 국정원은 국내 적발 마약의 절반 이상이 동남아에서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마약 수사당국은 지난달 필리핀에서 국내로 송환된 박왕열에 이어 '캄보디아 마약왕'으로 불리는 60대 송모씨의 국내 송환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송씨는 박왕열과 마찬가지로 현지 교도소에 수감된 채 휴대전화 등을 이용해 국내에 마약을 반입하고 있는 것을 전해졌다. 이 외에도 해외에 구금된 마약 총책 4~5명이 추가 송환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마약범죄 정부합동수사본부 관계자는 "송모씨는 박왕열과 마찬가지로 물건을 떼 와 국내에 들여보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면서 "일각에서 이들에게 마약왕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사실과 거리가 있다. 이들은 제조, 유통, 판매 전 과정을 쥐고 있는 인물들이 아니다. 물건을 들여와 도매로 파는 역할, 간단히 말해 유통 총책 정도"라고 했다.
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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