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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전쟁에 비협조적이라고 판단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회원국에서 미군 주둔 병력을 빼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토에 격노한 트럼프가 미국에 대한 기여도에 따라 미군을 재배치하는 '거래적 외교'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한국·일본 등 비(非)나토 동맹국의 소극적 대응도 공개적으로 비판해 온 만큼 자칫 주한미군·주일미군 재배치 논의로 확대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참모진과 함께 '동맹국 기여도 재평가' 작업을 진행하며, 협조 여부에 따라 군사자산을 재배치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나토 회원국 중 특정 국가에서 미군을 철수시키고, 대신 중동전쟁에 적극 협조한 국가로 병력을 이동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트럼프가 그린란드 점령 시도 논란 과정에서 언급한 나토 완전 탈퇴와는 다른 조치다. 나토 탈퇴는 미 의회 상원 3분의 2 이상 동의가 필요해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유력한 미군기지 폐쇄 대상국으로 스페인·독일 등이 거론된다. 스페인은 나토 회원국 중 유일하게 국내총생산(GDP) 대비 5% 선의 국방비 지출 의사를 밝히지 않았고, 중동전쟁에서 미 항공기의 자국 영공 통과를 거부했다. 독일은 정부 고위 인사들이 "우리의 전쟁이 아니다"라며 미국의 군사 행동을 공개 비판했다.
반면 폴란드·루마니아·리투아니아·그리스는 대이란 작전에 우호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아 병력 증강 수혜국으로 꼽힌다. 이들은 호르무즈 해협 감시를 위한 국제연합군 창설을 지지하겠다고 가장 먼저 나선 나라들이다. 특히 루마니아는 전쟁 발발 후 미 공군의 기지 사용을 신속하게 승인했다. 다만 이들 중·동부 유럽 국가로 미군 병력을 전진 배치하면 가까운 러시아를 자극할 수 있어 '양날의 검'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전쟁 과정에서 동맹국에 대한 트럼프의 불만이 나토 회원국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우리도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트럼프는 호르무즈 해협 관리 문제를 거론하며 전함 파견 요청을 거부한 한국·일본 등에 배은망덕하다는 식의 불평을 수차례 표명했다. 특히 우리나라를 겨냥해서는 "핵 무력 바로 옆에 4만5000명의 미군을 두고 있다"고 수치를 과장해 거론하며 동맹국 책임을 강조했다.
미국은 중동전쟁에 주한미군이 보유 중인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 등 핵심 방공자산을 차출했다. 올해 초 미국의 새 국방전략(NDS)에서 주한미군의 대중국 견제 역할을 강조한 이후 서해상에 미 전투기를 단독 출격시키는 등 역할 변화 조짐도 뚜렷하다. 여기에 대해 트럼프가 방위비 분담금 인상 등 '안보 청구서'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주한미군 감축 또는 재배치 카드까지 꺼내 들 수도 있는 만큼 정부는 만반의 대비 태세를 갖춰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