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호르무즈 ‘이중 봉쇄’…숨통 막힌 세계 경제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413010003792

글자크기

닫기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4. 13. 18:12

트럼프, 노딜 협상 후 '역봉쇄' 전략
자금줄 차단해 경제·군사 압박 동시에
이란 "오판 시 죽음의 소용돌이" 강공
TOPSHOT-US-POLITICS-TRUM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AF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종전 협상 결렬 직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지시하며 정면 압박에 나섰다. 해협 통제권을 둘러싼 미·이란 간 힘겨루기가 본격화하면서 중동 정세는 다시 확전 국면에 접어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를 통해 협상 결렬 직후 첫 메시지로 "미 해군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대한 봉쇄 절차를 즉각 개시하라"고 밝혔다. 이어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봉쇄 조치가 13일 오전 10시(미 동부시간·한국시간 13일 오후 11시)부터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이란 항구를 출발지나 목적지로 하는 선박의 통행을 차단해 이란의 '석유 자금줄'을 직접 압박하겠다는 구상으로 해석된다. 이란이 그동안 협상 지렛대로 활용해온 '해협 봉쇄'를 미국이 역으로 꺼내 든 셈이다.

미국의 목표는 전쟁 기간 이란의 핵심 자금원인 석유 수출을 제한해 향후 협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는 데 있다. 다만 미군 중부사령부는 제3국 선박의 통행은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국제 에너지 시장에 미칠 충격을 일정 부분 관리하려는 의도도 드러냈다.

이란은 즉각 강경 대응에 나섰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호르무즈 해협은 전적으로 우리의 통제 아래 있다"며 "오판이 있을 경우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IRGC 해군은 해상 선박을 십자선으로 겨냥한 드론 감시 영상을 공개하며 실질적인 타격 능력을 과시했다. 이는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대해 언제든 군사적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미국의 봉쇄 조치에 대한 사실상의 보복 경고로 해석된다. IRGC 측은 "적들이 단 한 번이라도 오판한다면 해협은 죽음의 소용돌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양측의 대립이 격화하면서 해협 통행 환경도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날 몰타 국적 초대형 원유선이 호르무즈 해협 진입을 시도했다가 기수를 돌려 오만만 인근에 정박하는 등 유조선 여러 척이 항로를 변경하거나 대기 상태에 들어갔다. 이처럼 선박들이 진입을 포기하고 회항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호르무즈 해협의 정상적인 통행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협상 결렬과 해협 봉쇄 조치가 맞물리면서 호르무즈 해협은 군사적 긴장에 직접 노출된 상태로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지나는 핵심 해상로가 다시 경색되면서 에너지 시장 불안도 확대하는 모습이다.

주요 외신들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국면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고 분석했다. 해협 통제권을 둘러싼 충돌이 이어질 경우 물류 차질과 유가 변동성이 반복될 수밖에 없고, 외교적 해법이 중단된 상황에서 군사적 긴장이 상시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