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단독] 쿠팡 개인정보 유출 ‘美 집단소송’ 6월 중순 본궤도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528010008598

글자크기

닫기

정민훈 기자

승인 : 2026. 05. 28. 19:00

내달 17일 증거개시 절차 일정 확정
쿠팡
서울 쿠팡 본사. /연합뉴스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미국에서 제기된 500만 달러(약 73억원) 규모의 집단소송(징벌적 손해배상)이 다음 달 중순부터 본격 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사건을 심리하는 뉴욕 동부연방법원(브루클린 연방법원)은 오는 6월 17일 최초 기일을 열고 증거개시(Discovery) 절차와 향후 소송 일정을 확정할 예정이다.

28일 아시아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마샤 헨리(Macia M. Henry) 뉴욕 동부연방법원 연방치안판사는 6월 17일 최초 기일을 열어 원고와 피고 측의 주장과 쟁점을 정리한 뒤 증거개시 절차 일정을 확정한다. 다만 양측의 상세 주장은 최초 기일 이후인 신청절차(Motion)와 본안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마샤 헨리 판사는 이날 원고·피고 측이 제출한 '공동 증거개시 계획서'를 바탕으로 전자자료 제출 방식과 향후 심리 절차 등을 구체적으로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공동 증거개시 계획서는 향후 어떤 자료를 어떤 범위와 방식으로 공개·조사할지를 사전에 협의해 정리한 문서로, 미국 연방민사소송규칙(FRCP) 제26조에 근거해 작성된다.

원고 측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유) 대륜의 미국 협력 로펌 SJKP는 최초 기일에서 쿠팡의 내부 보안 대응 자료와 경영진 보고 체계, 개인정보 관리 실태 등에 대한 '증거개시 절차' 개시를 본격 요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SJKP는 지난 2월 쿠팡 Inc와 김범석 쿠팡Inc 의장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집단소송의 원고 측 구성은 미국 시민권자인 이모씨와 박모씨가 대표 원고를 맡고, 7800명이 넘는 국내 쿠팡 이용자 등이 별도의 집단으로 설정됐다. 원고 측은 김 의장이 보안 정책의 최종 결정권자로서 고객 정보 보호 의무를 다하지 않았으며, 보안 시스템 구축과 관리에도 미흡했다며 500만 달러의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쿠팡 측은 지난 2월 세계 최대 로펌 커클랜드앤엘리스(Kirkland & Ellis)를 선임하며 집단소송 대응에 나섰다.

손동후 법무법인(유) 대륜 미국 변호사는 "증거개시 절차는 최초 기일 기점으로 본격 개시되나, 피고 측 답변서 제출 기한(7월 6일), 본안 전 항변신청(Motion to Dismiss) 연장으로 인해 실제 진행 속도는 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집단소송, 재판부의 '집단 인증' 관건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한 미국 집단소송(징벌적 손해배상)의 향방은 뉴욕 동부연방법원의 '집단 인증'(Class Certification) 판단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집단 인증은 법원이 원고 측 주장과 피해 유형 등을 다수 피해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지를 따져 집단소송 허용 여부를 결정하는 절차다.

이번 집단소송은 오는 6월 17일 최초 기일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소송 국면에 들어설 전망이다. 집단소송에는 앤 도넬리(Ann M. Donnelly) 연방법원 종신직 판사 와 8년 임기직인 마샤 헨리(Marcia M. Henry) 연방치안판사가 배정됐다. 앤 도넬리 판사는 최종 판결 등 본안을 결정하는 역할(Distric Judge)을, 마샤 헨리 판사는 사건이 본안 심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절차적 준비를 관리하는 역할(Magistrate Judge)을 담당한다.

앤 도넬리 판사는 2014년 11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연방법원 판사로 지명한 인물로, 뉴욕 카운티 지방검사실과 가정폭력 아동 학대국장 등을 역임했다. 마샤 헨리 판사는 임명 직전 뉴욕주 금융서비스국 사이버보안 부서에서 사이버보안 규제·집행 관련 정책 등을 감독했다.

최초 기일에는 마샤 판사만 참석하며, 원고-피고 측의 입장을 정리하고 증거개시(Discovery) 절차 일정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후 피고인 측 답변서 제출, 본안 전 항변싱청, 사실 증거개시, 판사의 집단 인증, 전문가 증인신문, 약식판결, 화해 또는 변론기일 등 순서로 진행된다.

앤 도넬리 판사는 본안 단계인 집단 인증 절차부터 참석하며, 이때부터 집단소송의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재판부가 집단 인증을 인용하면 피고는 1명에게 배상할 금액이 아닌 수천~수만명에게 배상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재판부의 집단 인증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크게 네 가지 기본 요건을 입증해야 한다. 손동후 미국 변호사는 "집단 인증은 원고가 자기 한 명의 문제로 소송한 게 아니라 비슷한 피해를 입은 수많은 사람들을 대표할 자격이 있는지를 연방법원 판사가 정식으로 인정해주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해자 수가 충분히 많은지, 모두에게 공통된 쟁점이 있는지, 대표 원고의 주장이 다른 피해자들과 본질적으로 같은지, 대표 원고와 변호사가 집단 전체를 제대로 대변할 수 있는지 등의 요건을 입증해야 한다"며 "집단 인증이 인용되면 (피고 측은) 최종 판결보다 화해권고 결정에 따른 조정 압박을 받게 되며, 뉴욕 동부연방법원 통계상 인증된 사건의 90% 이상이 곧바로 화해로 종결된다"고 부연했다.

결국 집단 인증 여부가 집단소송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절차인 만큼, 거액의 징벌적 손해배상이 걸린 이번 분쟁에서는 원고·피고 양측 모두 이 단계에 상당한 인력과 자원을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정민훈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