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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액 날린 전문투자자용 부동산펀드, IBK證 통해 일반투자자에게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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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삭 기자

승인 : 2026. 04. 14. 18:00

영국 오피스 투자하는 전문가 펀드를
파생상품으로 감싸 일반 시장에 유통
투자자들, 판매사 IBK 상대 민사소송
[보도자료_사진1] 서울 여의도 IBK투자증권 본사
서울 여의도 IBK투자증권 전경
IBK투자증권이 전문투자자 대상의 해외 부동산펀드를 일반투자자용으로 구조화해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판매사인 IBK투자증권은 전액 손실 사태로 인해 투자자들에게 피소됐다.

투자자들은 이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에 정식 민원을 넣었고 이 중 일부는 IBK투자증권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또 투자 피해가 발생했음에도 금융당국은 상품의 다층적 구조화라는 복잡성 뒤에 숨어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문제의 상품은 WWG자산운용이 조성한 'WWG글로벌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1호'로 영국 브리스톨에 위치한 오피스 빌딩에 투자한다. 해당 펀드는 총 640억원 규모로, KB증권과 MG손해보험(현 예별손해보험) 등 기관투자자들이 약 500억원을 투자했다. 본래 이 상품은 부동산 자산 특성상 경기 변동 등 돌발 변수가 상존해 리스크 관리 능력이 있는 전문투자자용으로 설정됐다.

이후 해당 펀드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파생결합증권(DLS)이 발행했고, IBK투자증권은 이 DLS를 편입한 특정금전신탁(DLT) 상품을 일반투자자에게 판매했다. 이를 통해 일반투자자들이 후순위 대주 형태로 투입한 자금은 총 139억원에 달한다. 투자자들은 평균 3억원가량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법인 정윤의 노윤상 변호사는 "투자자는 물론 판매 직원도 이 상품의 구조와 위험성을 제대로 인식했을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 보인다"며 "투자자들은 (상품 구조화로 인해) 펀드 자체의 수익권자가 아니므로 만기 연장 관련 의결권 등 권리를 직접 행사하지 못한 점도 아쉬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브리스톨 빌딩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그 가치가 크게 하락했다. 재택근무 확산으로 오피스 수요가 위축된 데다, 영국 중앙은행의 연속적인 금리 인상이 오피스 시장에 직격탄을 날리면서다. 결국 올해 초 진행된 매각 절차에서 기관투자자들은 200억원가량을 회수하는 데 성공했지만, 후순위에 위치한 일반투자자는 139억원 전액이 손실로 확정됐다.

IBK투자증권은 몇 명의 일반투자자에게 판매했는지 밝히지 않고 있다. 만약 실제 투자자 수가 50인 이상이면 금융당국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하는 공모 규제 대상이다. 그럼에도 증권신고서를 통한 당국 승인을 받지 않은 채 일반투자자에게 판매했을 경우 이른바 '미래에셋방지법' 위반 가능성이 있다.

지난 2017년 국회는 50인 이상의 투자 청약 시 증권신고서 제출 등 공모 규제를 적용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의결한 바 있다. 과거 미래에셋증권이 50인 이상 개인투자자에게 베트남 부동산 관련 유동화상품을 판매하며 공모 규제를 우회한 데 따른 조치다.

IBK투자증권 관계자는 "상품설명서 제공에 따라 판매가 진행됐다"면서도 "(일반용으로 판매된 것에 대한) 적합성 원칙 준수 여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잘못된 상품 구조에 따라 투자자들이 전액 손실을 당했는데도 금융당국이 손을 놓고 있다는 점이다. 당국이 나서 책임 소재를 명확히 밝히고, 위법성 짙은 상품을 판매한 증권사가 관련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사모펀드를 여러 번 구조화해서 소관 부서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면서도 "50인 이상에게 판매됐을 경우 공모 규제가 적용된다"고 전했다.
박이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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