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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호르무즈 ‘해상 철권’ 발동… 이란 핵심 거점 ‘핀셋 타격’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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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필현 국방전문기자

승인 : 2026. 04. 13. 16:53

美중부사령부, 봉쇄 작전 돌입, 유조선 통행 전면 차단
발전소·담수화 시설 등 인프라 타격 리스트 작성 루머....
국제법(민간 인프라 타격 금지) 논란...실제 타격은 어려워
이란도 '홍해 봉쇄' 맞불 카드
0413 호르무즈 선박 성조기 이란기 Gemini
호르무즈 해협 인근 걸프 해역에 정박중인 유조선과 항구 크레인 그리고 원유 파이프들이 보이며, 오른쪽 상단에 미국 성조기와 왼쪽 상단에 이란 국기 (초록·흰색·빨강 삼색에 중앙 붉은 엠블럼)가 배치되어 있다. / Gemini 생성이미지 자료=로이터 연합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파국으로 치달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강공 카드'를 뽑아 들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단순히 해상로를 차단하는 수준을 넘어 이란의 국가 기간 시설에 대한 '제한적 타격(Limited Strike)'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중동발(發) '4월의 위기'가 또 다른 차원의 전면전 기로에 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 시각)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Truth Social)를 통해 "세계 최강 미 해군이 호르무즈 해협을 드나드는 모든 선박에 대한 봉쇄를 즉시 시작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즉 호르무즈 해협의 모든 선박을 봉쇄(역봉쇄, Counter-blockade)하겠다는 강경한 조치를 발표한 것이다.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도 이에 호응해 한국 시각 13일 오후 11시부터 이란 항구를 출입하는 모든 해상 교통에 대한 봉쇄 조치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13일 현재 한국의 HMM(현대상선)을 포함한 한국 선박 26척과 선원 170여 명이 해협 내부 페르시아만에 고립되어 대기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부 컨테이너선은 안전을 위해 두바이항에 정박했다. 한편 지난 3월 초기 45척에 달했던 일본 관련 선박 중 일부가 최근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갔으나, 여전히 43척 가량이 페르시아만 내에 머물고 있다.


"협상 끝났다"… '비즈니스맨' 트럼프의 벼랑 끝 전술 재가동

워싱턴의 주요 언론들은 "대통령의 인내심이 한계에 도달했다"며 "이란이 핵 개발 의지를 꺾지 않는 한, 이제는 말(言)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줄 때라는 것이 백악관의 분위기"라고 전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의 12일(현지시간) 전화 인터뷰에서 이란 내 발전소와 담수화 공장을 직접 언급하며 "때리기 매우 쉬운 곳들(very easy to hit)"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이란 정권의 생존과 직결된 발전소(전력시설) 및 수자원 인프라인 담수화 공장(desalination)공장을 정밀 유도 병기로 타격하는 '핀셋 공격'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그러나 "타격 리스트 작성 완료"나 "제한적 타격(Limited Strike) 검토 중"이라는 구체적 美행정부 고위 관계자 발언은 공개 확인되지 않았다. 현재까지 실제 타격은 아직 실행되지 않았고, 국제법(민간 인프라 타격 금지) 논란이 있다는 점에서 실제 타격으로 이어지기 어려운 상황이다.


호르무즈 '봉쇄'의 군사적 실효성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봉쇄 조치가 이란의 숨통을 조이는 가장 현실적인 압박책이라고 본다. 이란 석유 수출의 90% 이상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막힐 경우 이란 경제는 순식간에 붕괴할 수밖에 없다.
다만, 좁은 해협 내에서 작전하는 미 해군 함정들이 이란의 지대함 미사일과 자살 폭탄 드론 공격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이 변수다. 우리 해군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은 폭이 좁아 미 항모강습단이 기동하기에 제약이 많다"며 "이란의 비대칭 전력 보복이 시작될 경우 국지전이 전면전으로 번질 위험이 크다"고 분석했다.


11월 선거 앞둔 '도박'인가 '승부수'인가...유가 초급등 전망....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강수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겨냥한 '국면 전환용'이라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백악관 공보실은 "대통령은 이란의 갈취를 끝장내기 위해 모든 추가 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있다"며 억측을 경계했다.

골드만삭스등 글로벌 투자기관들은 이미 3월초부터 미국이 실제 타격에 나설 경우, 국제 유가는 배럴당 150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동의 전운이 짙어지면서 우리 정부(산업통상자원부, 외교부, 국방부 등)는 호르무즈 긴장 고조에 따라 에너지 수급 비상대책 마련에 착수한 상태다.


이란, '홍해의 목구멍' 바브엘만데브 보복 봉쇄 시사…

트럼프 대통령의 '호르무즈 해협 역봉쇄'라는 초강수에 맞서, 이란이 홍해와 인도양을 잇는 전략적 요충지인 '바브엘만데브(Bab al-Mandeb) 해협'의 봉쇄 가능성을 전격 시사했다.

이란 국영방송(IRIB)은 12일(현지 시각) 공식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 해상 봉쇄? 바브엘만데브 곧?!"(Bab al-mandeb Coming soon?!)이라는 짧지만 위협적인 메시지를 게시했다.

이는 미 해군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해 이란의 숨통을 조이려 할 경우, 이란 역시 홍해의 관문을 틀어쥐어 서방 세계의 물류망을 마비시키겠다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의 보복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폭이 30km에 불과한 좁은 수로로,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모든 선박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홍해의 목구멍'이다. 이곳이 봉쇄될 경우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해상 교역로가 사실상 끊기게 된다.

전 세계 원유 수송의 동맥인 두 해협이 동시에 막힐 경우,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과 해상 물류가 유례없는 대재앙 수준의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비즈니스맨' 트럼프의 벼랑 끝 전술

익명을 요구한 전직 정부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는 늘 최악의 상황을 연출한 뒤 최선의 합의를 끌어냈다....이번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역시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압박용'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총구에 손가락을 걸고 하는 협상은 언제든 오발(誤發) 사고를 부를 수 있다. 지금 호르무즈는 그 어느 때보다 화약 냄새가 짙다.
구필현 국방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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