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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리아 원전 지연에… 현대건설·웨스팅하우스 부실 계약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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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영 기자

승인 : 2026. 04. 13. 18:20

코즐로두이 원전 7·8호기 EPC 계약 지연
불가리아 정부, 웨스팅하우스에 구두 경고
준공까지 2년 지연, 현지 언론 “부실 계약”
전문가 “지체 보상금 등 책임소재에 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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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4년 11월 현대건설이 불가리아 국무회의 청사에서 코즐로두이 원자력 발전소 신규 건설공사의 설계 계약을 체결했다./현대건설
현대건설이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컨소시엄 형태로 수주한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 7·8호기 본계약이 지연되자 현지에서 부실 계약 공방이 일고 있다. 지난해 11월 설계(ESC) 계약 만료 후 체결할 예정이었던 설계·조달·시공(EPC) 계약이 1년 이상 지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불가리아 정부는 웨스팅하우스를 불러 투명한 계약 이행과 일정 준수를 경고했다.

13일 원자력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2024년 11월 웨스팅하우스와 함께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 7·8호기의 ESC 계약을 체결하고, 2035년 준공을 목표로 본계약인 EPC 계약을 지난해 말 완료할 예정이었다. 이후 특별한 발표 없이 ESC 기한이 연장되며 사업비 20조원 규모의 코즐로두이 원전 건설 계획도 미궁에 빠졌다.

트라야초 트라야코프 불가리아 에너지부 장관 대행은 최근 웨스팅하우스의 유럽 담당 수석 부사장과 코즐로두이 사업 부책임자를 불러, 사업 진행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건설 일정을 앞당길 것을 촉구했다. 불가리아 정부가 첨단산업의 전력수요 급증과 전력요금 상승으로 에너지 위기에 몰린 데다, 최근 무리한 탈러시아 정책으로 원전 가동이 중단되며 여론이 급격히 악화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만료 예정이었던 코즐로두이 원전 7·8호기의 ESC 계약은 약 5500억원 규모로, 올해 3월까지 기한이 연장됐지만 아직도 기술 및 예산 관련 작업이 완료되지 않았다. 현대건설은 되도록 빨리 계약을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이지만, 현지에서는 12개월에서 14개월까지 계약기간이 연장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현지 언론은 "사업이 지연되는 이유는 짧은 입찰 기간에 부실한 ESC 계약이 체결됐기 때문"이라며 "8호기 환경영향평가도 아직 완료되지 않았으며, 관련 서류상의 문제점들이 더욱 심화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불가리아 당국은 EPC 계약이 1년 안에 체결될 경우 7호기 준공까지 6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30년 착공 후 2035년 첫 연료 장전이 이루어지고, 시험 가동을 거쳐 2036년 말 가동이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다. 당초 계획인 2035년 준공 목표가 길게는 2년까지 지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파산과 계약 미이행 등으로 국제 신용도가 낮은 웨스팅하우스가 최근 '탈 리스크' 정책을 강화하면서, 현대건설과의 계약서 세부 조항 조율을 놓고 시간이 지체되는 것으로 분석한다. 원전 건설 능력이 없는 웨스팅하우스가 파트너사인 현대건설과 함께 향후 글로벌 원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첫 컨소시엄 사업인 코즐로두이 원전 계약에서 우위를 점해야 하기 때문이다.

원자력 업계 관계자는 "웨스팅하우스가 미국 고글 원전과 서머 원전 건설을 8년간 지연시키다 지체 보상금을 내는 대신 파산한 전력이 있고, 모 회사는 계약에 대한 책임을 안 진다는 입장"이라며 "불가리아 사업에서 누군가는 리스크를 안아야 할 텐데, 자칫 현대건설이 뒤집어쓰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 관계자는 "건설계약 과정에서 일정이 조금씩 지연되는 것은 빈번한 일"이라며 "현지 사정에 맞춰 이견을 조율하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정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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