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관리·사이버마케팅 등 역할 강화
자본력 개선 주도… 내부 영향력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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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선 현대해상 부사장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변동이 없었던 지분율에 변화가 생긴데다, 담당 업무 범위도 ESG를 넘어 기획관리와 사이버마케팅(CM) 등 본업까지 확대됐다. 소탈한 성격의 정 부사장이 직원들과의 스킨십에도 적극 나서면서 '오너 3세'로의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는 평가다.
정 부사장이 지난 2024년 현대해상에 합류했을 때만 하더라도 우려가 있었다. 사회적기업에 지원·투자하는 루트임팩트와 에이치지이니셔티브 등을 창업한 경험은 있지만 보험업 경력은 없는 만큼 이해도가 부족할 수 있어서다. 최고지속가능책임자(CSO)라는 직책을 맡아 입사 초기에는 ESG 위주의 활동을 펼쳤다면 이제는 본업 중심의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부친인 정몽윤 회장이 1955년생으로 올해 만 71세인 만큼 정 부사장에 대한 경영 수업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지분 승계에 대한 구상도 구체화될 가능성이 크다. 현대해상 '3세 경영'의 안착 여부는 정 부사장이 현대해상의 체질 개선을 어떻게 이끄는지가 중요할 전망이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정 부사장은 지난 3일 특별 격려금으로 자사주 1156주를 지급받았다. 당시 종가 기준으로 3456만원 규모다. 이에 따라 정 부사장이 보유한 현대해상 주식 수는 40만7756주로 늘어났으며, 지분율은 0.45%에서 0.48%로 상승했다. 정 부사장의 지분율에 변동이 생긴 건 지난 2021년 현대해상 주식을 장내매수한 이후 5년 만이다.
지분율 변동으로 정 부사장을 중심으로 하는 3세 경영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지분율 변동이 직접적인 지분 매입에 따른 것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게다가 정 부사장이 현대해상에 합류한지 2년 5개월밖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으로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정 부사장은 지난 2024년 1월 CSO로 선임되며 현대해상에 합류했다. 회사의 미래 성장동력 발굴, 디지털·인공지능(AI) 전환, ESG경영 내재화 등을 담당하는 역할을 부여받았다. 이후 주요업무집행책임자로 선임되면서 담당 업무 범위를 넓히기 시작했다. 현재 CSO 산하 조직으로는 기획관리부문, 기술지원부문, 브랜드전략본부, 지속가능본부, CM사업본부가 있다. 기획관리부문에는 경영기획과 리스크관리, 인사총무, 자산·부채관리(ALM)전략실이 소속돼 있으며 디지털전략본부 등은 기술지원부문 내에 있다.
지난 2년 동안 현대해상의 핵심 과제로 떠오른 자본력 개선도 정 부사장 주도 아래 추진 중이다. 리스크관리실과 ALM전략실이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곳이다. 현대해상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커진 자본 변동성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강도 높은 체질 개선에 나선 바 있다. 그 결과 지난해 말 지급여력(K-ICS)비율은 190.1%로 전년 말(157%) 대비 33%포인트 개선됐으며 자산·부채 듀레이션 갭은 지난해 1분기 3.2년에서 연말 0.7년으로 대폭 축소됐다.
정 부사장은 직원들과의 스킨십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2024년 하반기부터 CSO 주관 지속가능토크를 진행하면서다. 지속가능토크는 회사 현안을 두고 CSO와 직원들이 자유롭게 논의하는 프로그램이다. 대면, 사내방송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정 부사장이 회사의 현안과 향후 전략 등을 공유하고, 직원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자리가 됐다. 정 부사장은 개인영업부문 253개 중 171개 지점을 방문했으며, 반기에 한 번은 직접 사내방송에 출연하고 있다.
정 부사장은 '사람의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사회안전망'이라는 보험업에 대한 본질을 명확히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 구성원들에 회사의 경영철학과 가치에 대한 이해와 공감대를 키워 나가야 외부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하이 밸류(Hi-Value)'라는 기업 가치체계를 새롭게 수립했다.
특히 정 부사장의 책임경영도 주목할 부분이다. 현대해상은 실적 부진 등이 겹치면서 2년 연속 배당을 하지 못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 부사장은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급여 수령액 대비 약 35%를 반납했다. 정몽윤 회장과 이석현 대표이사 외에도 정 부사장까지 자발적으로 동참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정 부사장의 지분 변화와 역할 확대가 맞물리며 향후 지배구조와 경영 방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 부사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서 활동하는 건 아니지만 내부에서 영향력을 키워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