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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둥’ K9, 독일 PzH2000 제치고 NATO 사실상 표준 자리 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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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필현 국방전문기자

승인 : 2026. 04. 14. 14:40

유럽 6개국 1300문 이상 운용… 핀란드, 9400억 원 규모 추가 계약으로 208문 확보
가성비·신뢰성·납기력 앞세워 ‘디팩토 스탠다드’ 등극… 상호운용성으로 북유럽 철의 관문 완성
0414 K-9 Thunder v.1
나란히 선 K9 썬더(천둥) 자주포(오른편)와 K10 탄약운반장갑차(왼편)는 단일 포의 성능을 넘어선 '지속 사격 시스템'에 있다. K10과 연결된 K9은 승무원의 노출 없이 자동 탄약 보급이 가능하다. 영하 40도 혹한에서도 멈추지 않는 강철 신뢰성은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이 K9을 '사실상의 표준'으로 선택한 결정적 이유다.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지난주 9일(현지시간), 핀란드 국방부는 한국과 정부 간 계약(G2G)을 통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부터 천둥 자주포(이하 K9) 112문을 추가 도입하기로 했다.
계약 규모는 약 5억 4680만 유로(약 9400억 원) 규모다. 이로써 핀란드의 K9 총 운용(예정) 대수는 기존 96문에서 208문으로 늘어나며, 터키·폴란드에 이어 NATO 회원국 중 세 번째 '200문 클럽'에 가입했다. 인도는 2028년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이 계약은 단순한 추가 발주가 아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급변한 유럽 안보 환경에서 K9이 가격 경쟁력, 실전 신뢰성, 빠른 납기 능력을 바탕으로 세계 최강의 자주포로 군림한 독일 PzH2000을 제치고 유럽 자주포 시장의 사실상 표준(De Facto Standard)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유럽 'K9 벨트' 완성… 러시아 접경 지키는 한국산 화력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까지 유럽 주요 국가들의 K9 계약 및 인도 그리고 현지 생산 및 운영 현황은 다음과 같다.

△ 폴란드: 최대 672문 계약 총량. K9A1과 현지 생산형 K9PL을 병행하며 유럽 내 최대 거점으로 자리 잡음. 이미 수백 문이 인도 중이다. △ 튀르키예: 350문 이상. T-155 제식명으로 현지 라이센스 생산하며 장기 운용 중. △ 핀란드: 208문(2026년 4월 추가 112문). 영하 40도 혹한 환경에서도 안정적 가동률을 입증하며 '모우카리(망치)'라는 현지 애칭을 얻었다. △ 노르웨이: 52문(바이더 VIDAR 사양). 2025년 3차 계약(24문)으로 총량 확대. △ 에스토니아: 36문. 반복 주문(리피트 오더)으로 수량을 늘림. △ 루마니아: 54문 + K10 탄약운반차 36문. 2026년 2월 H-ACE 유럽 공장 착공으로 현지 생산 기반 마련.

이들 국가를 합치면 유럽 내 K9 운용·계약 총량이 1,300문을 크게 웃돈다.

세계 전체 수출 누적은 1,500문을 넘었으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따르면 K9은 현재 10개국 이상에 수출된 세계 최다 수출 자주포다. NATO 회원국 6개국(터키·폴란드·핀란드·노르웨이·에스토니아·루마니아)이 K9을 운용하면서 러시아와 접한 북유럽·동유럽 1340km 구간에 'K-자주포 벨트'가 형성됐다.


K9 vs PzH2000, 사실 기반 비교

유럽 시장에서 K9이 PzH2000을 앞선 핵심 요인은 성능·가격·운용성의 균형이다. 주요 스펙 비교는 아래와 같다(K9A1/A2 기준, 공개 자료 및 계약 사례 종합).


0414 K-9 PzH2000 비교표
자료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보도자료, 독일 KNDS, 미국 Army Technology, 미국 Defense News
K9은 표준탄 기준 사거리가 비슷하지만, K10과의 연계로 실전 지속 화력이 강점이다. 노르웨이와 핀란드의 혹한지 테스트에서 입증된 가동률은 유럽 북부 국가들에게 특히 매력적이다.

반면 PzH2000은 순간 화력과 적재량에서 앞서지만,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자동 장전 시스템의 과열 문제가 실제로 보고되며 유지보수 부담이 지적됐다.

가격 면에서는 격차가 더 크다. PzH2000 한 대를 도입할 예산으로 K9 두 대 이상과 탄약·후속 지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납기 속도도 결정적 차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창원 생산라인을 24시간 가동하며 수개월 만에 대량 공급이 가능하지만, 독일 측은 생산 능력 한계로 수년이 소요되는 경우가 많다.


0414 PzH2000
PzH 2000은 화력과 방호력이라는 자주포 본연의 가치에서 높은 성능을 보여준다. 복잡한 자동화 설비와 민감한 센서류가 대거 탑재되어 있어, 전장의 진흙이나 먼지 등 가혹한 환경에서 장시간 운용 시 오작동 발생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로 실전에서 높은 발사 속도를 유지할 경우 부품 소모가 빨라 잦은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또한, 높은 도입 가격과 유지비용, 그리고 수 톤에 달하는 무거운 중량으로 인해 연약 지반에서의 기동성 제약이 있다. / 독일 KNDS
상호운용성 효과… "옆집도 K9, 우리도 K9"

K9 도입국이 늘면서 가장 큰 이점은 NATO 내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이다.

155mm 52구경 표준을 공유하는 국가들은 부품 공유, 공동 훈련, 탄약·정비 체계 통합이 용이해진다. 루마니아의 H-ACE 공장은 현지 조립·생산을 통해 유럽 내 공급망을 강화하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

핀란드 국방부는 이번 추가 계약에 대해 "비용 효과적으로 포병 전력을 강화한다"고 밝히며, K9의 혹한지 성능과 신속 공급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이는 중립국 시절부터 시작된 핀란드의 K9 운용 경험이 NATO 가입 후에도 이어진 결과로 해석된다.


세계 자주포 시장 재편

불과 10년 전까지 유럽 자주포 시장은 독일 PzH2000이 주도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당장 전장에 투입 가능한 화력' 수요가 폭증하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K9은 가격 경쟁력과 신뢰성, 빠른 납기로 유럽 국가들의 요구를 정확히 충족시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K9은 단순한 무기가 아니라 NATO 화력 체계의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 자주포 시장에서 K9의 점유율이 압도적 1위로 올라선 가운데, 향후 K9A2·A3의 무인화 버전과 K10 연계 에코시스템이 추가 경쟁력을 제공할 전망이다.

러시아 접경을 지키는 북유럽과 동유럽 국가들이 K9 썬더(Thunder)를 선택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영하 40도 동토를 뚫고, 험지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강철 신뢰성'과 예산 효율성이 실전에서 검증됐기 때문이다.
구필현 국방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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