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부터 2025년까지 5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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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는 14일 오전 서울 중구 인권위 청사에서 '보호의무 소홀로 인한 정신의료기관 입원환자 폭행 사망 등 직권조사'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월 보건복지부와 합동으로 벌인 울산 반구대병원에 대한 직권조사 결과를 밝혔다. 인권위가 개별 정신의료기관의 인권 침해 사례에 관해 보건복지부·지방자치단체와 협력 조사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권위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울산 반구대병원 원장 A씨(67)와 행정원장 B씨(65)를 검찰에 사망 피해자들에 대한 형법 제268조 업무상 과실치사혐의로 고발했다. 이 외에도 병동의 물리적 환경 개선, 입원환자에 대한 격리·강박, 입원환자에 대한 면회의 자유를 지난달 31일 의결했다.
인권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반구대병원에서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입원환자 5명이 변사 신고됐다. 이 가운데 2명은 다른 환자의 폭행으로 각각 2022년과 2024년 숨졌고, 2명은 2023년 외상성 뇌출혈, 2025년 상세불명의 심장정지로 사망했다. 1명은 2022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병원측은 위 사고들에 대해 "사전 징후가 발견되지 않아 예견이 불가능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2022년 폭행 사망사건 직전 촬영된 6시간 분량의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환자 간 폭행 11건을 추가로 확인했다. 당시 종사자들이 이를 예방하거나 제지한 사실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권위는 특히 야간 시간대 인력 공백이 사고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봤다. 2022년과 2024년 폭행 사건이 발생한 오후 9시께 병실과 공용공간에는 의료기관 종사자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2024년 사망사건이 발생한 3병동의 경우 야간에 간호사 1명만 근무했던 점도 문제로 지목됐다. 인권위에 따르면 반구대병원은 현재도 같은 근무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질병사한 2명의 환자와 관련해서 응급이송한 병원에서는 각각 '외상성 뇌출혈', '상세불명의 심정지'를 사망원인으로 진단했으나, 반구대병원은 각각 '뇌출혈'과 '갑성성질환'으로 사망했다며 환자안전사고 보고서를 작성하지 않았다. 인권위는 병원이 이를 단순 질병사로 간주해 보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장기 격리 실태도 심각했다. 인권위 조사에 따르면 이 병원은 중증도 지적장애를 가진 입원환자를 6.79㎡(약 2평) 크기의 폐쇄병동에 최장 1151시간 45분 동안 격리했다. 고열과 폐렴으로 외진을 받기 위해 일시적으로 격리가 해제된 시간을 제외한 총 격리 시간은 2282시간 55분으로, 96일에 달했다.
이숙진 인권위 상임위원(장애인차별시정위원장)은 "5년 동안 이 병원에서 변사로 신고된 사망사건은 입원환자 안전 확보를 위한 관리·감독이 현저히 미흡한 상태에서 발생한 것"이라며 "병원 측이 주의·보호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달장애인은 스스로 인권침해를 주장하기 어렵다"며 "정신의료기관에 수용된 장애인·아동 등 입원환자가 치료 과정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받는 일이 없도록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인권위는 국가인권위원회법 제63조에 따라 직권조사를 거부한 병원 관계자 2명에게 각각 1000만원과 6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