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전쟁 입장차에 미·이탈리아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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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연합/ 그래픽=박종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를 향해 공개적으로 강한 불만을 드러내면서, 서방 진영 내부의 균열이 본격적으로 표면화하고 있다.
이란 전쟁과 교황 발언, 에너지 안보 문제까지 겹치며 양국 관계가 복합적인 갈등 국면으로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와 인터뷰에서 멜로니 총리를 향해 "내가 생각했던 것과 매우 다른 인물"이라며 "용기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틀렸다"고 직격했다.
그는 멜로니 총리가 이란 대응과 관련해 미국의 입장을 충분히 지지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갈등의 직접적 계기는 교황 레오 14세를 둘러싼 발언이었다. 멜로니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교황을 공개적으로 비난한 데 대해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고, 이는 양측 관계의 균열을 공식화하는 계기가 됐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 문제 대응과 중동 에너지 공급망 안정이라는 명분 아래 동맹국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구하고 있다.
양측 갈등의 핵심에는 호르무즈 해협 문제가 있다. 이란의 봉쇄로 글로벌 에너지 공급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들이 해협 개방을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탈리아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에너지 비용을 지불하면서도 호르무즈 해협을 위해 싸울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며 "결국 미국이 대신 해결해주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이탈리아 정부와 정치권은 즉각 반발했다. 안토니오 타야니 외무장관은 "서방의 단결은 충성과 존중, 솔직함 위에 세워져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특히 교황 문제에 대해서는 "모든 이탈리아 국민이 공감하는 입장을 밝힌 것"이라며 멜로니 총리를 적극 방어했다.
이번 충돌은 불과 한 달 전까지의 분위기와는 정반대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까지 멜로니 총리를 "위대한 지도자"라고 평가하며 긴밀한 관계를 과시했다. 멜로니 총리는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유일한 유럽 정상으로, 대표적인 친미 지도자로 분류돼 왔다.
하지만 이란 전쟁을 계기로 양측의 전략적 이해가 엇갈리면서 관계가 급격히 냉각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순한 양국 간 갈등을 넘어 서방 동맹 내부의 구조적 균열을 보여주는 사례로 보고 있다. 이란 전쟁을 둘러싼 대응 방식, 에너지 부담 분담, 외교적 자율성 등 핵심 의제에서 국가 간 입장 차이가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