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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 신사업 드라이브에 제동…아이파크현대산업개발 해외사업 재부상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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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빈 기자

승인 : 2026. 04. 19. 15:43

정몽규 회장, 친족 회사 누락 등에…과징금 171억원
기업결합·투자 제약 우려…신사업 확장 ‘압박’
수주 잔고 ‘제로’ 해외사업 대안으로 거론
현대산업개발 “투자·M&A 기조 유지…해외도 신중히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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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파크현대산업개발이 자체사업 중심의 실적 방어 기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외형 확대를 위한 성장 전략에는 미묘한 변화 조짐이 감지된다. HDC그룹이 창립 50주년을 맞아 인공지능(AI)·로보틱스 중심의 사업 재편과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예고한 상황에서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제재가 현실화하며 신성장 전략 전반에 속도 조절 압력이 커지고 있어서다.

이번 규제 리스크는 단순히 그룹 차원의 M&A 전략에 그치지 않고, 핵심 계열사인 아이파크현대산업개발의 중장기 성장 경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회사가 그룹 내 '캐시카우' 역할을 해오며 계열사 투자와 신사업 참여의 전면에 서 왔던 만큼 공정위 감시가 강화될 경우 투자 여력의 운신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규제 영향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해외사업이 대안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특히 해외 수주 잔고가 모두 소진되고 신규 수주마저 끊긴 상황에서 회사가 해외사업 공백을 다시 메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아이파크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매출 4조1470억원, 영업이익 248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매출 4조2562억원) 대비 매출은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846억원에서 2486억원으로 640억원 늘며 35%가량 증가했다. 수익성은 개선된 셈이다. 회사는 올해 매출 가이던스로 4조2336억원을 제시하며 외형 회복 의지도 공식화했다.

이 같은 실적 방어의 배경에는 자체사업 확대가 자리하고 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장기화,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 등 각종 악재 속에서도 민간 도시개발과 복합개발 중심의 자체공사 매출이 지난해 9566억원으로 전년(4008억원)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영향이 컸다.

그룹 차원의 성장 전략 변화도 아이파크현대산업개발의 향후 방향과 맞물려 있다. HDC그룹은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HDC현대산업개발의 사명을 '아이파크현대산업개발'로 변경하고, 라이프·AI·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3대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최근 예상치 못한 악재가 불거졌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대기업집단 지정자료 제출 과정에서 친족 회사 누락 혐의로 공정위 제재를 받고 검찰에 약식기소된 것이다. 여기에 IPARK몰 부당 지원 혐의로 총 171억원 규모의 과징금도 부과됐다.

문제는 과징금 규모 자체보다 공정위와의 갈등이 장기화할 가능성이다. 이는 기업결합 심사 지연이나 계열사 간 자금 이동 제약으로 이어질 수 있어, 현재 그룹이 추진 중인 AI·로보틱스 중심의 M&A 전략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아이파크현대산업개발 역시 이런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그룹이 로보틱스 자회사 '제로웍스'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그룹의 AI 핵심 계열사인 HDC랩스가 아닌 아이파크현대산업개발이 100% 출자 주체로 나선 바 있다. 현금성 자산이 풍부한 아이파크현대산업개발이 그룹 내 투자 재원의 핵심 공급처 역할을 해온 만큼 규제 강화는 계열사 간 투자 구조 전반에 제약을 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아이파크현대산업개발의 해외사업 재확대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회사가 주력하는 자체사업은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지만 초기 투자 부담이 크고 부동산 경기 변동에 민감하다는 한계도 있다. 여기에 AI 신사업 확대에도 제동이 걸릴 경우 안정적인 수주 기반 확보 차원에서 해외사업이 다시 보완재로 거론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회사의 해외사업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라는 점도 전략 수정 가능성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아이파크현대산업개발은 마지막 남은 프로젝트인 베트남 렌강 수자원 개발사업의 계약 잔액을 지난해 모두 수령하면서, 매출로 인식할 수 있는 잔고도 모두 소진된 상태다. 이에 따라 해외사업 매출은 2023년 689억원, 2024년 761억원에서 2025년 202억원으로 급감했다. 신규 수주도 2022년 인도 뭄바이 해안도로 건설공사 이후 최근 3년간 전무한 상태다.

정몽규 회장이 올해 초 중국 베이징과 톈진을 방문해 신규 개발 후보지를 점검한 것도 해외사업 재개 가능성을 키우는 요소로 꼽힌다. 당시 정 회장은 중국 경기 둔화 국면을 새로운 진출 기회로 평가하며 투자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다만 단기간 내 중국 중심의 해외사업 재편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데다 지분 구조 확보와 인허가 문제 등 선결 과제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과 이란 간 지정학적 긴장까지 겹치며 글로벌 사업 환경의 불확실성도 커진 상태다.

회사 측 역시 해외사업 재개에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아이파크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그룹의 투자 및 M&A 전략 방향에는 변화가 없다"며 "해외사업 또한 그동안 수익성과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두고 보수적으로 접근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무리한 해외 확장보다는 사업 안정성을 중심으로 판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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