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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화학, 생산필수 자산 ‘백금’ 1983억원 어치 판매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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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연 기자

승인 : 2026. 04. 15. 16:06

세일앤리스백 계약으로 생산 중단 없이 현금 확보 효과
모회사 지원 7000억 돌파, 우발채무 포함 시 1조450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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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화학 울산 용연공장 전경 ./효성
효성화학이 지주사인 효성에 백금 1983억원어치를 매매한 거래가 최종 확정됐다. 매각 후 다시 임대하는 세일앤리스백 구조다. 생산에 필수적인 자산까지 유동화에 나서면서 효성화학의 상황이 그만큼 절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화학은 효성에 백금 6만5325.867toz를 1983억3558만원에 매각했다. 백금은 효성화학 용연공장에서 프로필렌 생산에 투입되는 촉매다. 프로판 탈수소화(PDH) 공정에서 프로판의 탄소-수소 결합을 끊고 수소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생성된 프로필렌은 효성화학의 주력 제품인 폴리프로필렌(PP)의 원료가 된다. 효성화학은 백금을 매각했지만 실제 자산은 용연공장에 그대로 둔다. 효성화학은 자산 소유권은 넘기되 리스 계약으로 계속 사용하는 구조다. 생산 중단 없이 현금만 확보하는 방식이다.

앞서 효성화학은 최근 4년간 영업손실만 9437억원이 누적됐다. 2022년 3947억원, 2023년 2137억원, 2024년 1748억원, 2025년 1605억원 등이다. 중국의 대규모 폴리프로필렌 증설로 글로벌 공급 과잉이 심화되면서 제품가와 원료가 차이인 스프레드가 급락한 영향이다. 부채비율도 300%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앞서 효성화학은 2024년 말 연결 기준 자본잠식(-680억원) 상태에 빠졌으나 2025년 초 특수가스 사업부를 효성티앤씨에 약 9200억원에 매각하며 자본잠식을 해소했다. 다만 총 차입금 규모가 여전히 1조5000억원대에 달하고 이 중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차입금 비중이 높아 재무 건전성은 여전히 취약하다.

이번 백금 매입을 포함해 효성그룹이 효성화학에 투입한 직접 지원 규모는 총 1조2000억원을 넘어섰다. 2023년 유상증자 500억원, 2024년 신종자본증권 인수 2000억원, 2025년 탱크터미널 매입 1500억원과 특수가스 사업부 인수 9200억원 등이다. 여기에 베트남 법인 자금보충 약정 등 우발채무 7500억원을 더하면 지주사의 실질적 부담은 1조5000억원 규모에 육박한다. 효성 측은 "석유화학 시장 침체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며 추가 자금 지원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효성은 효성중공업, 효성티앤씨 등 비화학 계열사의 실적 개선으로 재무 여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효성화학 지원 부담이 장기화하면 효성의 실질 재무부담과 신용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효성화학은 수익성 악화를 벗어나기 위해 고부가 소재를 중심으로 한 사업구조 재편에 집중하고 있다. 재편의 중심은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엔지니어링플라스틱 '폴리케톤'이다. 산업현장에서 나오는 일산화탄소를 포집해 만들기에 탄소 저감 효과가 크고 기존 나일론보다 내충격성과 마찰력이 우수하다. 무독성 소재로 식품, 자동차, 전자제품 부품 등으로 적용 범위를 늘리며 판매량이 매년 20% 이상 성장하고 있다.이와 함께 난방·급수관, 의료용 등에 쓰이는 고부가 PP 제품에도 집중하고 있다. 파이프용 소재에 대해 영국 수질협회(WRAS) 인증을 확보하고 의료용 PP 제품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원료의약품 등록제도(DMF) 등록을 마쳤다.
이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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