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대응 여력 부족 속 성장 둔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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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촉발된 에너지 충격 속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태국 자산을 대거 매도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누틴 찬위라꾼 총리 체제에서 기대됐던 경제 회복 가능성을 약화시키고 방콕 정부의 정책 대응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에 근접하며 상승했고, 이는 중동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태국은 원유와 가스의 약 절반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어, 특히 취약한 구조로 평가된다.
태국 경제는 전쟁 이전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공공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70% 상한선에 근접했고, 물가는 전쟁 전 이미 디플레이션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에너지 충격까지 겹치며 경제 부담이 더 커지고 있다.
애초 올해 초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긍정적이었다. 2월 외국인 투자자들은 태국 주식을 약 17억 달러 순매수했고, 총선에서 아누틴 총리가 승리하면서 정치적 안정과 경제 개혁 기대가 높아졌다.
그러나 2월 말 이란 전쟁이 발발하면서 흐름은 급변했다. 3월 외국인은 주식에서 8억2300만 달러, 채권에서 7억500만 달러를 순유출하며 지난해 10월 이후 최대 규모 자금 이탈이 발생했다.
이달 들어 2주간 휴전으로 주식시장과 바트화가 반등했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장기화할 경우 소비 위축과 함께 수출·관광 등 핵심 산업이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책 대응 여력도 제한적이다. 태국 경제는 지난해 2.4% 성장에 그쳤고, 물가는 12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중앙은행은 전쟁 이전 금리 인하에 나섰다. 그러나 추가 금리 조정 여지는 크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태국은 전력 생산의 절반 이상을 가스에 의존하고 있고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비중도 확대되고 있어 에너지 가격 변동에 더욱 취약하다. 연료 가격이 1바트 오를 때마다 경제 성장률이 0.02%포인트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환율 역시 압박받고 있다. 태국 바트화는 전쟁 이후 약 2.8% 하락했으며, 정부는 전기요금 안정을 위해 일부 비용을 흡수하고 있지만 재정 부담이 커지고 있다. 공공부채는 GDP의 66% 수준으로 상한선에 근접해 추가 재정 확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충격이 장기화할 경우 태국 경제 전반에 구조적인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한 시장 변동을 넘어 실물경제 전반으로 충격이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