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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년의 잡초이야기-81] 사라진 ‘노루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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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4. 16. 17:42

(81) 노루귀 그림
꽃부터 먼저 핀 노루귀.
다양한 영향으로 생태계가 변하다 보니 풀들의 서식 변화는 물론, 주변에서 자취를 감춘 야생 동물들이 참 많다. 야트막한 동산이 많은 이곳 파주에는 산토끼, 살쾡이, 여우, 늑대, 노루 등 산짐승들이 많아 농작물과 가축 피해가 꽤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 사라지고 족제비나 고라니 정도가 가끔 눈에 띌 뿐이다. 그중 '노루'는 커다란 눈망울과 머리 한가운데 솟은 뿔이 사슴과 흡사해 가장 친근하게 느꼈던 기억이 있다.

노루가 뛰놀던 마을 뒷산 '보현산'에 야생초 '노루귀'가 있었다. 노루귀는 이른 봄, 잎이 나기 전에 꽃부터 피운다. 꽃 색깔은 지역에 따라 흰색, 분홍색, 드물게는 보라색을 보이기도 한다. 꽃이 한껏 자태를 자랑할 즈음 잎이 돋아나는데, 깔때기처럼 말려서 나오는 잎 모양이 노루의 귀와 닮았다 하여 '노루귀'라는 정겨운 이름이 붙여졌다.

산에 노루가 사라졌기 때문일까. 최근 몇 년 새 보현산에서 '봄의 전령사'라 불리는 노루귀꽃을 찾아보기가 힘들어졌다. 하루는 작정을 하고 노루귀꽃을 찾아 나섰지만 아무리 살펴봐도 노루귀꽃은 보이지 않았다. 희귀종인 '솜꽃' 몇 송이만을 발견했을 뿐이다. 온 산을 뒤져보고 싶지만 보현산에서는 절대 금물이다. 분단의 상흔이 남아있는 보현산에는 아직도 '지뢰 위험'을 알리는 표지판이 곳곳에 있기 때문이다. 군포 수리산에서도 노루귀가 사라지고 있다는데 생태변화가 아쉬울 뿐이다.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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